국민·우리 간편형 신탁으로 저변 확대
상속 설계 수요 겨냥한 경쟁 본격화

최소 10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은행권이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자산관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이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으면 생전에는 다양한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고 사망 후에는 계약 내용에 따라 자산이 신속하게 분배되는 상품이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노후자산 관리와 간편한 상속 설계를 원하는 수요가 커지자 금융권은 절차를 단순화하고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모습이다.
9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번 출시된 ‘우리내리사랑 안심신탁’은 최소 가입금액을 대폭 낮춰 10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했고 맡길 수 있는 재산의 종류는 금전으로 한정하되 다양한 투자금융상품을 포함해 운용의 폭을 넓혔다.기존의 복잡한 계약 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고객에게 생활비와 같은 필요한 자금이 주기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 신탁과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더욱 쉽고 간편하게 리뉴얼한 상품으로 전국 영업점에서 상담과 가입이 가능하다"며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와 재산승계를 위한 다양한 신탁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간편형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상품은 별도의 법률 절차나 유언장 작성 없이 유언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확보할 수 있게 설계됐다. 고객이 사망할 경우 복잡한 절차 없이 사전에 지정한 수익자에게 자산 상속이 가능하다. 가입대상은 만 40세 이상 개인이며 최저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이 가족을 위한 자산 설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출시했다”며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시니어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유언대용신탁의 가입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대상은 시니어를 넘어 중년층까지 확장되고 있다. 단순한 상속 수단을 넘어 생전 자산관리와 승계를 동시에 준비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