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이자율 1.26% 불과
기준금리 절반 수준이지만
신용융자 금리는 최대 9%
은행 예대마진 대비 2~4배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투자자 예탁금 운용으로 약 6924억원의 수익을 거뒀지만, 이 중 투자자에게 지급된 이자는 2230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예탁금의 3분의 2 이상을 자체 수익으로 남긴 것이다.
은행권의 예대마진 구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의 예탁금 이자율과 신용융자 금리 간 격차는 은행권 예대마진의 최대 4배 수준으로 파악됐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주요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및 신용융자 이자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본총계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삼성·메리츠·KB·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는 올해 1~6월 예탁금 운용으로 총 6923억5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투자자에게 지급된 이자는 2230억3900만원으로 환원율은 32.2%에 그쳤다.
예탁금 이자율 수준도 낮았다. 같은 기간 상반기 10개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율은 1.26%로, 현재 기준금리(2.50%)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예탁금은 주식·채권·펀드 거래 등 목적으로 투자자가 증권사에 예치하는 자금을 의미한다.
반대로 신용융자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대 증권사의 평균 신용융자 금리는 장기(180일 초과) 기준 9.37%, 단기(1~7일) 기준 5.08%로 집계됐다. 특히 단기 금리는 지난해(5.03%)보다 소폭 상승해 투자자들의 부담이 확대됐다.
예대마진의 경우 은행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1.8%포인트였던 반면, 증권사의 예탁금 이자율(1.26%)과 장기 신용융자 금리(9.37%) 차이는 8.11%포인트에 달했다. 단기 신용융자와 비교해도 격차는 3.8%포인트로, 은행권보다 2~4배 넓은 마진 구조를 보였다.
금융당국은 2023년 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및 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증권사와 은행권의 예대마진을 비교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투자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산정 기준을 정비하는 방안은 계속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