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오드타입' 틴트 제품 가격 대비 용량 낮아
타사 틴트는 4~5g, 가격은 1만 중후반대 형성
여성 겨냥 제품군서 ‘핑크택스’ 논란 재점화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자체 뷰티 브랜드(PB)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의 ‘소용량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PB 뷰티 브랜드인 ‘오드타입’의 틴트 립 제품인 ‘언씬 벌룬 틴트’의 용량이 타사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SNS와 무신사 사이트 내 해당 제품 후기를 통해서 “색상은 좋지만 실제 용량이 너무 적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소비자는 SNS에 해당 제품을 구입한 직후 틴트 액체가 제품 내부 공간의 반 밖에 안 차 있다는 글과 함께 실제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제품은 이날 기준 무신사 뷰티 판매 랭킹 순위에서 22위를 차지하고 있다. 립 제품군으로만 보면 무신사 뷰티에서 1위를 차지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정가 2만2000원으로, 용량은 3g으로 기재돼 있다. 타사의 틴트 제품이 평균 4~5g 정도 되는 것과 비교하면 실제로도 적은 용량이다. 타사의 4~5g 용량 틴트 제품 가격은 보통 1만원 중후반대로 형성돼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면 소용량 가성비 제품에 해당하겠지만 무신사의 뷰티 제품은 상대적으로 용량 당 가격이 높은 셈이다.
한 소비자는 “비슷한 가격대의 타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확연히 적은 용량에 놀랐다”며 “가성비를 따지는 요즘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사람들이 'n번째 재구매했다' '몇통 비웠다'하는 후기가 있었던 게 양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신사는 최근 뷰티 전문관인 ‘무신사 뷰티’ 강화와 함께 자체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30대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군을 확장하며 주목받는 중이다. 무신사 PB 뷰티 브랜드로는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뷰티(Rest&Recreation Beauty)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오드타입 △위찌가 있다. 특히 '오드타입'은 올해 1월 일본 최대 규모의 글로벌 뷰티 박람회 '코스메위크 도쿄'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등 해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례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에는 다소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을 가리키는 용어인 ‘핑크 택스(Pink Tax)’를 빗대어 화장품도 일종의 핑크 택스가 붙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성 소비자들이 미용에 더 투자하는 경향을 이용해 높은 지출을 유도하는 가격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무신사의 PB 의류 브랜드도 핑크 택스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 2021년 무신사 PB 제품 중 여성용 바지인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즈 슬랙스가 남성용 슬랙스 대비 가격은 더 비싸게 책정되고 남성용 슬랙스에서 호평 받았던 기능들이 여성용에서는 빠져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며 “논란 당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동일 라인의 동일 상품은 성별에 따른 차이 없이 같은 소재로 제작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무신사의 해당 뷰티 제품이 초기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 대신 소용량 전략을 택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 신뢰를 쌓는 데 장기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뷰티 제품은 반복 사용이 전제되기 때문에 가격 대비 용량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가 높아 체감 가성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틴트 같은 화장품의 경우에는 R&D에 따라서 품질이나 발림성, 지속성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용량 대비 가격이 비싼 것은 고객 지향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쌓여가고, 고물가인 상황에서 가성비 제품도 쏟아져 나오는 데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타사에서 유사한 좋은 제품이 나왔을 때는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신사 관계자는 “‘언씬 벌룬 틴트’는 브러쉬 일체형 구조로 인해 여유 공간이 불가피하지만 법정 정량을 정확히 충전하고 있다"며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용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