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로 주류 세력 교통정리
다크호스 떠오른 장동혁 2위 노릴까?
진영 손가락질 반윤 전선 피로감 키워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당대표 도전을 선언하며 8월 22일 전당대회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으로 대표되는 친윤계 2강 구도가 빠르게 굳어지는 가운데 한동훈-안철수 라인은 점점 고립되는 양상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장관은 그간 대구·경북 등 보수 핵심 지역을 순회하며 지지세를 결집해왔고, 당 주류의 지원을 등에 업은 강력한 당권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장동혁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 출마로 친윤계(친윤석열계) 등 주류 세력의 무게추가 김 전 장관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장 의원은 전략적 보완 카드로 주목된다. 진영 내 교통정리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생과 국익의 현장에서 당의 방향을 새로 그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철수 의원을 향한 견제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안 의원이 최근 서울 모처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회동하며 쇄신파 연대 가능성을 띄운 것이 도화선이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선 “좌파 출신답게 극우몰이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극우 컬트 정당으로 어떻게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나. 극우정당화는 망하는 길”이라고 글을 올리며 예상된 반응을 보였다.
당내 주류 사이에선 오히려 반윤 전선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주도했던 전한길 씨까지 입당하며 보수 결집 움직임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진영 내 편 가르기식 손가락질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안철수 의원과 함께 친한계 조경태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으나 주류의 견고한 벽 앞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당 관계자는 “한동훈과 안철수가 연대를 시도했지만 김문수를 지지한 당원들을 극우로 보는 듯한 발언이 오히려 보수층의 결집을 불러왔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연대는 기대와 달리 힘을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