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1조 원 규모 상환 단행
배당 권리 유지로 EB 발행 부담 적어
실리콘 중심 중장기 성장 전략 본격화
"수익성 중심 사업 구조로 재편할 것"

KCC가 미국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의 인수 금융을 상환하며 재무 건전성 제고와 이자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낸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는 이달 중 자회사 MOM Holding Company(이하 MOM)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조189억원 규모의 주식 22만6329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출자금은 MOM을 거쳐 모멘티브 인수 금융 상환 등에 사용된다. MOM은 KCC가 모멘티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앞서 지난해 5500억원 규모의 상환에 이어 이번 1조원 규모 상환까지 더해지면서 KCC는 연결 기준 연간 약 1000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이 3000~4000억원 수준인 KCC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조치다.
KCC는 HD한국조선해양 보유 주식 205만4614주를 기초자산으로 총 882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교환가액은 42만9650원으로 7일 종가(31만5000원) 대비 약 30%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가 교환권을 행사할 경우 KCC는 주식을 직접 매각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한 효과를 얻게 된다.
시장에서는 KCC가 블록딜 대신 교환사채 발행을 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교환사채는 대규모 자금을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는 동시에 주식을 간접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의 배당 권리를 KCC가 유지함에 따라 EB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실리콘 사업에 대한 KCC의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실리콘은 자동차, 반도체, 의료 등 다양한 전방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로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글로벌 실리콘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224억 달러로 2031년에는 40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CC는 지난해 5월 모멘티브 지분 100%를 확보한 데 이어 12월에는 KCC실리콘이 모멘티브의 한국 법인인 모멘티브코리아를 역합병 하며 실리콘 사업을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사업 지배력을 확보하고 구조 개편과 시너지 확대를 추진 중이다.
KCC는 2021년과 2022년 실리콘 부문에서 각각 26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 전략과 원가 개선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500억원 개선된 729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도 2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실행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수익성 중심의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lysf@seoul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