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의 핵심 사업 분리 전략 눈길
지배구조 리스크 사전 차단이 목적
국민은행 제휴 따른 모멘텀도 가속

이재원 빗썸 대표가 기업공개(IPO) 추진에 다시 시동을 걸며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산됐던 인적분할을 이번엔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며 지배구조 정비와 수익성 개선까지 동시에 노린다.
27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인적분할 발표 이전 11만원대에 머물던 빗썸 주가는 19만7000원으로 두배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1일 관련 공시가 정정 제출된 뒤 본격적인 재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빗썸은 오는 8월 15일을 분할기일로 정하고,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등 핵심사업을 맡을 존속법인 ‘빗썸’과 벤처투자 및 부동산·플랫폼 사업 등을 이관할 신설법인 ‘빗썸에이’를 분리한다. 이재원 대표는 이를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에 맞춘 투명한 구조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업과 비금융업을 명확히 나눔으로써 기업공개(IPO) 심사 기준에 부합하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IB업계에서는 상장 준비를 위한 정공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적분할은 핵심 수익사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투자자 관점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사업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빗썸 본체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빗썸은 정정 증권신고서에 BTC인베스트먼트의 벤처 리스크, 대부업 목적 추가 가능성과 해외사업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모두 명시해 금융당국의 투명 공시 요구에 선제 대응했다. IPO에 앞서 금융정보분석원(FIU) 현장검사도 받고 있지만 이 역시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지배구조와 실질적 오너십 문제 역시 정리 국면에 들어섰다. 대법원이 이정훈 전 의장의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이후 사법 리스크는 해소됐고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구조에 대한 투명성 역시 단계적으로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거래 수수료 정책을 전면 재정비하면서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원화입출금 제휴를 전환했다. 특히 국민은행은 법인 대상 가상자산 계좌 발급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기관 고객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힘입어 시장에선 "빗썸의 거래량 회복세와 함께 수익성 전망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을 시작으로 빗썸이 IPO 기반을 모두 갖추며 '퀀텀 점프'에 나설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정비와 실적 개선 흐름이 맞물리며,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와 상장 기대감이 동시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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