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유럽 ESG·혁신 투자 요구
신한금융, IR·벤치마킹 해법 모색
글로벌 기준 맞춘 성장 전략 필요

유럽은 ESG와 혁신 요구가 높아진 주요 투자 시장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은 ESG와 혁신 요구가 높아진 주요 투자 시장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은 ESG, 그린 전환, 산업 혁신을 중심으로 한국 금융사들이 미래 전략을 점검하는 핵심 시험대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의 ESG 기준 강화와 탈탄소 전략은 금융시장 내 투자 흐름을 재편하고 있으며 한국 금융사들도 이에 맞춘 현지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유럽은 ESG 기준 준수, 첨단 제조업, 순환경제형 제품 등 차별화 전략 없이는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곳으로 평가된다.KOTRA '2025 유럽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EU 대상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액은 지정학적 불안, 고금리 지속, 역내 경기 둔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저조하지만 2023년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 2023년 역내 최대 FDI 투자 유치국은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며 2024년 1분기 기준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 순으로 EU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액의 74%가 이들 5개국에 집중됐다. 다만 역내 각종 규제 강화는 EU 시장 투자 진출의 최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 외에도 유럽 소비자와 투자자는 유럽의 ESG 경영 확대를 이끄는 중요한 동력으로 평가된다. 강력한 ESG 관련 법들이 잇따라 발효되면서 EU ESG 규제는 유럽 시장 참가자들의 ESG 경영체계 구축을 가속화시키는 새로운 시장 법칙이자 통상 규범으로서 그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규제 외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과 소비 행동은 유럽 내 ESG 경영 트렌드를 강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며 유럽 소비자와 투자자는 지속가능성을 구매 및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는 흐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신한금융은 현지 IR과 글로벌 금융사 벤치마킹을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거점을 순회하며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열었다. 이번 일정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이행 상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기획됐다.

진 회장은 주요 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한국의 대선 국면 등 국내외 이슈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신한금융의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 상황과 올해 목표로 삼은 △ROE 50bp 개선 △CET1 비율 13.1% 이상 △주주환원율 42% 이상 달성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강조하며 시장과의 약속을 일관되게 이행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진 회장은 방문 기간 중 골드만삭스 경영진과의 연쇄 미팅도 진행했다. 앤써니 굿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 로넌 브린 금융산업 담당 전문 이사와 함께 자산운용 등 IB 부문 강화 및 그룹 WM과의 시너지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크리스 프렌치 골드만삭스 EMEA PWM 공동대표와 만나 차별화된 글로벌 WM 전략과 조직 운영 방식, 글로벌 WM 비즈니스 확장 방향을 논의했다.

일정 마지막으로 진 회장은 최근 에너지·인프라·방산 분야의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았다. 현지 진출 법인 및 KOTRA 관계자들을 만나 산업 동향과 금융 수요 전망을 청취하며, 새로운 글로벌 시장 개척 가능성을 타진했다. 진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신한금융의 전략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한 밸류업 전략”이라며 “글로벌 금융사의 강점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IR 성과가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 역량 점검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장기 성장 전략 구체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출장에서 보여준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연쇄 미팅, 투자자 대상 직접 소통, 신규 시장 진출 탐색 등은 단순한 이벤트성 방문을 넘어 한국 금융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 행보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ESG와 금융혁신이 실제 투자 기준으로 작동하는 시장”이라며 “한국 금융사들이 단순 진출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벤치마킹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늘리면서 ESG 연계 투자까지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유럽에서는 금융업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사회적 책임, 환경적 지속가능성, 혁신성까지 평가받는 무대이기 때문에 한국 금융사들도 글로벌 기준에 맞춘 성장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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