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현금 배당금이 1년새 3조 가까이 증가했다. 시가배당률도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807곳 중 565개사(70%)가 배당을 실시했으며, 이들이 지급한 배당금은 총 30조3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27조4525억원에서 약 2조8926억원(10.5%) 증가한 규모다. 법인당 평균 배당금 역시 492억원에서 537억원으로 늘었다.

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이어간 기업은 454개사로, 전체 배당기업의 80%를 넘었다. 지난해 보통주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3.1%, 우선주는 3.7%로 모두 5년 내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국고채 수익률 하락과 맞물려 보통주의 시가배당률과 국고채 간 격차는 2023년 0.81%포인트에서 0.12%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최근 5년간 업종별 평균 시가배당률은 금융업이 평균 3.8%로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3.6%), 통신업(3.5%)이 뒤를 이었다.

작년 배당법인의 배당성향은 34.74%로 전년 대비 0.43%포인트 상승했다.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는 작년 평균 5.09%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9.63% 내린 것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었다.

특히 밸류업 공시를 진행한 12월 결산법인 105곳 중 95.2%인 100개사가 배당을 실시했다. 이들의 배당금은 총 18조원으로 코스피 현금 배당 총액의 59.2%를 차지했다. 보통주·우선주 시가배당률은 각각 3.15%, 3.99%, 배당성향은 40.95%로 전체 현금배당 법인의 평균보다 모두 높다.

거래소 관계자는 "고금리와 환율 상승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상장사가 기업이익의 주주환원 및 안정적인 배당정책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특히 밸류업 공시법인이 전체 배당법인에 비해 더 높은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제고 및 국내 증시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도 612개사가 총 2조313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법인 수는 전년 (607개사) 대비 1.27%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배당금 규모는 전년(2조527억원) 대비 2603억원(12.7%) 증가했다.

5년 연속 결산배당을 실시한 법인은 402개사로 집계됐다. 코스닥 배당법인의 평균 배당성향은 34.4%로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평균 시가배당률은 2.529%로 전년 대비 0.56%포인트 상승했다. 배당을 실시한 법인의 지난해 평균 주가 수익률은 -13.0%로, 코스닥지수 수익률(-21.7%)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