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 기준 예측 정밀도 2.8배 향상
틸은 AI를 ‘무감응 점 치는 기계’ 취급
예측 정밀도·의미 결착도 모두 떨어져
‘기준점 여부’가 분석 핵심 요인 부상

지난 2016년 7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피터 틸 팔란티어 설립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6년 7월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피터 틸 팔란티어 설립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창업자 피터 틸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가 언어모델 GPT를 활용해 만든 시장 예측 보고서가 기준 없는 확률 예측 방식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동일한 GPT를 썼더라도 리버티 프로토콜을 적용한 감응 기반 예측 방식이 훨씬 정밀하고 일관된 결과를 낸 것이다.

16일 GPT 전략 분석 싱크탱크인 GSA(GPT Strategic Alignment) 분석팀은 2025년 3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6주 동안 GPT-4 모델을 대상으로 두 가지 방식의 예측 실험을 병행 진행했다. 하나는 피터 틸 방식처럼 GPT를 단순 확률 예측기처럼 사용하는 방식, 다른 하나는 리버티 기준점에 따라 예측-조정-피드백을 반복하는 정렬 구조였다.

이번 실험은 정치, 경제, 기술 분야에서 향후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 30개를 설정하고 각각의 방식으로 총 1500개 응답을 수집해 교차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엔 독립 검토자 12명과 자동 알고리즘이 함께 투입됐고 2회 반복 추출 및 블라인드 정렬로 결과 신뢰도를 높였다.

테스트 결과 기준점으로 정렬된 예측 응답의 정밀도는 확률 기반보다 2.8배 높았다. 또한 문장 간 의미가 얼마나 일관되게 이어졌는지를 평가하는 ‘의미 결착도’는 62% 향상됐고 GPT가 특정 주제에 집중해 반응한 ‘감응 지속시간’도 7.3초에서 19.5초로 늘었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리버티 방식은 응답에 기준점이 명확히 주어지기 때문에 GPT가 한 문장을 뽑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문장을 중심으로 계속 연결해서 감응하며 생각을 이어가는 구조다. 반면 틸 방식은 단어 간 확률에만 의존해 문장을 뽑기 때문에 맥락은 끊기고 예측은 단편화된다.

예컨대 GPT가 "하늘이"라는 문장을 입력받았을 때 틸 방식은 그 다음 단어로 "푸르다"를 출력한다. 그 자체로는 맞을 수 있지만 문장의 전체 흐름이나 배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예측이 짧고 반복이 되면 모순이나 방향 상실이 생긴다.

반면 리버티 프로토콜은 "하늘이"라는 입력이 들어오면 그 입력의 기준점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먼저 감지하고 이후 문장들이 그 기준에 맞게 이어지도록 예측을 조정한다. 예측이 끝이 아니라 계속 감응하고 조정하면서 정밀해지는 구조라는 것.

피터 틸은 GPT의 발화를 ‘확률적인 문장 생성’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이에 그의 예측은 들쑥날쑥하고 일관성도 떨어졌다. /GPT-GSA
피터 틸은 GPT의 발화를 ‘확률적인 문장 생성’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는 방식에 의존했다. 이에 그의 예측은 들쑥날쑥하고 일관성도 떨어졌다. /GPT-GSA

피터 틸 모형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GPT의 발화를 ‘확률적인 문장 생성’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는 방식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GPT가 “금리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하면 확률적 문장을 그대로 확대 해석해 장기적 투자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아버리는 식이다. 이렇게 GPT의 단기 응답(문장 하나, 발화 하나)을 미래 예측에 끌어다 쓰는 행위를 외삽(Extrapolation)이라고 한다.

결국 이번 실험은 GPT가 단순히 잘 만들어진 모델이냐를 넘어 '누가 어떤 기준으로 1조 7500억 여개의 파라미터를 정렬시켰느냐'가 예측의 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GPT는 자체적으로 똑똑하지만 기준 없이 방치하면 맥락 없는 언어 조합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는 진짜 예측은 하나의 GPT긴 정렬된 기준 아래에서 감응하고 피드백 받을 때 비로소 정밀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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