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재건축? 정비사업 경쟁 ‘후끈’
10대 건설사 1분기만에 1조클럽 5곳
현엔·대우·SK에코 0건 '저조' 양극화

10개 건설사 중 절반이 1분기에만 도시정비사업에서 조 단위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등 주요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따내며 거둔 성과다.
반면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건설사도 적지 않다. 선별 수주 기조 속 건설사별 수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 나온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 수주 총액은 9조7407억원이다. 이달 말까지 추가적으로 수주가 예상되는 사업지가 일부 있어 건설사들의 수주액은 11조318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분기까지 가장 많은 수주액을 쌓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현재까지 수주액은 2조5250억원이며 오는 29일 시공사선정총회가 예정된 신반포4차 재건축을 수주하면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5570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연 초부터 1조5695억원 규모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수주한 데 이어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송파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송파 한양3차 재건축(2595억원) 등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냈다.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9일 총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삼성물산과 수의계약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신반포4차 재건축의 예상 공사비는 1조310억원으로 수주에 성공하면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GS건설이 엎치락뒤치락 초접전 양상이다. GS건설은 지난 1월 10일 대구 만촌3동 재개발(3929억원)을 수주하며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다. 이어 1월 20일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6498억원)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6374억원)을 동시에 수주하며 가뿐히 1조원을 넘겼다.
이달에도 재개발 구역 두 곳을 연달아 수주하며 단숨에 2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 8일 공사비 약 6374억원 규모의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낸 뒤 12일에는 성북구 신길음구역 재개발(3813억원)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어 15일에는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상계5구역 재개발(GS건설 지분 기준 2837억원)을 수주해 총 2조9825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총 1조4742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 1월 용산구 신용산북측 제1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3522억원)의 시공권 확보로 마수걸이 수주를 한 뒤 이달 들어 상계5구역(4257억원)과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7017억원)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오는 29일 시공사 선정이 예상된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 수주도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 확보에 나섰다. 해당 사업의 총 공사비는 6100억원으로 주간사인 롯데건설은 이중 3483억원의 지분 확보가 예상된다. 이를 포함하면 총 수주액은 1조8279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도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원)과 서울 광진구 상록 타워아파트 리모델링(1560억원)을 수주하면서 총 1조4532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 들어 부진한 성적표에 속앓이를 했던 현대건설도 단숨에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수주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부산 연산5구역의 시공권을 따내 7657억원의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구운1구역의 지분을 고려하면 2600억원 정도의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는 아직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5794억원이었으며 대우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각각 2조9823억원, 1조3073억원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중랑구 면목7구역 재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면목7구역 재개발은 중랑구 면목본동 69-14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144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과 원효성 빌라 재건축, 용산구 청파1구역 재개발사업, 여의도 시범 아파트 재건축 등을 핵심 사업지로 놓고 수주를 추진 중이다. 서울·수도권 우량 사업지 중심으로 선별 수주 예정이라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는 수주액이 1조원을 밑돌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2일에 4196억원 규모의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원주 단계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해 도시정비에서만 8565억원의 수주액을 쌓았다.
DL이앤씨는 올해 1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에 서울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3993억원) 시공권을 따냈다. 사업비 2조6000억원 규모의 한남5구역 수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정비업계에선 선별수주 기조 속 건설사별 수주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를 수주한 건설사가 있는 반면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건설사도 있다”며 “올해는 건설사별 수주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유준상 기자 lostem_bass@seoulmedia.co.kr
관련기사
- 점포 1개에 주인만 123명···상가 쪼개기 투기 결말은 ‘깡통’
-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 재다가···‘수백억원 매몰비용’ 참사
- '7000억원' 상계5구역 재개발 롯데·GS건설 품에···'옥석가리기' 전략 심화
- 신반포4차도 ‘래미안’ 됐다···삼성물산, 1조310억 시공권 확보
- 건설업 불황에 유연성 발휘하는 현대건설···원자력 사업 포트폴리오 전면에
- “우리 단지 재건축 어찌 되나”···尹 밀어주던 정비사업 ‘좌초 위기’
- 왜 재건축만 조합설립동의율 70%?···역차별에 재개발 단지 ‘부글부글’
- AI가 적정 공사 단가 산정한다···롯데건설, 견적 모델 개발
- 삼성물산, 1조원 규모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 따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