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주의 크리에이터세상]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매력 포인트 분석

모든 소셜미디어를 장악한 요즘 가장 핫한 소재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이다. 모두가 폭싹 빠져버리고야 말았다. 소셜미디어에선 폭싹 속았수다 관련해 끊임없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고 각자의 이야기들이 폭포수처럼 펼쳐지고 있다.
오늘 칼럼에선 '폭싹 속았수다'의 어떤 포인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이야기되고 있고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1. 염혜란 배우의 연기 차력 쇼
1막이 공개되고 극 중 애순이의 엄마 ‘전광례’역을 맡은 엄혜란 배우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보였다. 1화는 염혜란 배우가 다 씹어 먹었다, 영혼을 갈아 넣은 연기였다, 연기 대상감이다, 엄마 연기 진짜 잘한다, 화면에 1초만 잡혀도 극의 무게중심을 다 가져가신다 등 염혜란 배우의 연기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2. 결혼은 관식이 같은 남자랑!
스레드에서 한창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상향혼’ 키워드가 인기였는데 폭싹 속았수다의 ‘팔불출 무쇠 관식’이 등장하며 결혼은 관식이 같은 남자랑 해야 한다는 흐름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관식이 같은 남자만 있으면 사는 게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겠다, 부잣집 남자한테 시집가는 거보다 어려운 게 양관식 같은 남자한테 시집가는 거다, 관식이는 유니콘이다 등 관식 캐릭터를 이상적인 신랑감으로 인정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고부갈등에서 항상 아내 편이고 자식들보다 아내가 우선이며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남자가 진정한 알파남이라는 의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3. 영범이 같은 남자 만나지 마세요
관식이가 좋은 신랑감의 대표로 떠올랐다면 절대 만나면 안 되는 남자로는 극 중 금명의 남자 친구인 영범이가 지목되었다. 커뮤니티에선 영범이 같은 남자를 왜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글이 이어졌으며 실제로 영범과 같은 남자를 만났던 이야기들이 대거 올라왔다.
엄마랑 여자 친구 사이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방관만 하는 마마보이, 말로만 사랑한다 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게 없는 남자,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서 제대로 독립하지 못한 사람, 엄마를 이길 수 없는 아들, 방관자 영범이 등 완전히 자기편이 되어 주지 않은 남자와는 결혼해도 행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4. 배우 캐스팅 누가 했나? 빛나는 조연들
잠녀 이모 삼인방, 학씨 아저씨, 제니 엄마, 제니 가정부, 부산 여관 아줌마 역할을 맡은 조연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빛이 났다. 커뮤니티에선 ‘배우 캐스팅 누가 했는지 알고 싶다’ 반응까지 나왔다. 특히 학씨를 연발하는 부상길 캐릭터는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5. 상견례 썰
두고두고 화자가 될 상견례 장면이 등장했다. 금명과 영범의 상견례 장면. 영범의 부모님은 무례했고 보는 이들을 불쾌하게 했다. 상견례 씬이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저랬다”라고 고백하는 글을 올렸다. 안 좋았던 상견례 이야기뿐만 아니라 극 중 상견례를 보며 다시 떠올려본 자신의 상견례 이야기도 많이 올라왔다.
6. 부모의 사랑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 부모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금명이와 같이 애순 관식과 같은 사랑이 많은 부모님이 있어 드라마를 보며 자신의 부모님을 떠올렸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저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 금명이가 부러워 드라마를 못 보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영범이 엄마의 뒤틀린 사랑 이야기도 등장했는데 이처럼 다양한 부모 사랑 유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렇게 하나의 드라마가 수많은 담론을 만들어낸다는 건 드라마가 극 중 인물의 삶들을 진짜처럼 담아냈다는 뜻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단지 잘 만든 드라마가 아니다. 사람들을 말하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들고 나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만드는 드라마다.
이제 곧 마지막 4막이 공개된다. 이야기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누가 또 등장할까? 어떤 명품 조연이 한 문장, 한 표정으로 우리의 가슴을 뒤흔들까? 그리고 이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 금명이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4막이 기대된다. 이번 주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허영주 크리에이터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기예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걸그룹 ‘더씨야’, ‘리얼걸프로젝트’와 배우 활동을 거쳐 현재는 팬덤 64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틱톡커 듀자매로 활동하고 있다. <2022콘텐츠가 전부다> 책을 썼고 현재 동서울대학교 엔터테인먼트 경영과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다재다능한 ‘슈퍼 멀티 포텐셜라이트’로서 여러 채널에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설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한평생 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어 열정적으로 살아보기’를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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