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표 동남아 진출 성과 가시화
JB금융 손자회사 프놈펜상업은행
작년 순익 383억, 점진적 성장 보여
캄보디아 외자유치·금융시장 개방 주목
높은 부실대출 비율·환율은 주시해야

캄보디아 주요 상업은행인 PPCBank가 지난해 8월 칸달주 타크마우 시 중심부에 24번째 지점을 개점했다. /PPC Bank
캄보디아 주요 상업은행인 PPCBank가 지난해 8월 칸달주 타크마우 시 중심부에 24번째 지점을 개점했다. /PPC Bank

캄보디아가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금융시장 개방과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며 외국 금융기관들의 전략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해외 금융시장 확장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면서 JB금융이 캄보디아 금융산업 성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금융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JB금융은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중심으로 소매·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하며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캄보디아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 강화로 대체 생산기지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해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2025 캄보디아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캄보디아 금융권의 총자산은 전년 대비 8.6% 증가했으며 예금 증가율은 13.1%를 기록해 회복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본적정성비율(CAR)은 상업은행 기준 22.7%, 소액금융기관 기준 25.4%로 규제 기준인 15%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의 총자산과 신용 성장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자본적정성 비율(CAR)과 유동성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 ‘바콩(Bakong)’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과의 협력을 통해 국경 간 결제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으며 일본·중국 등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금융시장 개방과 디지털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환경 속에서 캄보디아는 단순히 성장하는 시장을 넘어 외국 금융기관들의 전략적 투자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JB금융그룹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PPCBank가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JB금융은 지난 2016년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을 통해 PPCBank 지분 60%를 인수하며 캄보디아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은행을 인수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 JB금융의 판단은 실제 실적으로 이어졌다. PPCBank는 지난해 순이익 3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2% 증가했다. 2020년에는 PPCBank를 통해 캄보디아 최초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등 현지 금융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사업 확장을 장기적 전략으로 설정하고 동남아 금융시장 개척에 꾸준히 힘을 실어왔다. 이미 취임 초기부터 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 등을 주요 진출국으로 지목하며 소매금융 및 비은행 금융 중심의 해외 사업 확대를 예고했고,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PPCBank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JB금융은 김 회장 취임 이후 재무건전성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며 동남아 시장 내 M&A 및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PPCBank의 인수를 통해 현지 금융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은 김 회장이 강조해 온 ‘현지 맞춤형 금융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김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금융권 해외 진출의 성과가 본격화되면서 JB금융의 글로벌 사업 확대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PPCBank는 현지화 마케팅을 강화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앞서 캄보디아 시엠립 지역에 한글을 적용한 옥외광고를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모회사인 전북은행과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광고에는 ‘어서오십시오’, ‘전북은행’ 등의 문구를 한글로 삽입해 차별화를 꾀하며 고객의 관심을 끈 바 있다. PPCBank는 현지 문화와 소비자 정서를 반영한 브랜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금융업을 넘어 친숙한 생활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캄보디아 금융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현지 고객층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PPCBank를 전북은행의 동남아 금융 네트워크 전진기지로 삼고, 중소기업 및 소비자 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디지털 금융 역량을 현지에 맞춰 최적화하고, 로컬 파트너 및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해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금융당국도 캄보디아 금융시장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달 4일 캄보디아 중앙은행(NBC)과의 고위급 면담에서 “금융산업의 해외진출 및 성장을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해외금융협력포럼 공동 개최 등을 통해 앞으로도 캄보디아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가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의 영업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금융법학회(회장 김학석)도 지난해 12월 19~23일 캄보디아 프놈펜 하야트 호텔에서 캄보디아 증권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재무관리학회와 공동으로 '핀테크와 지속가능성 : 신흥국 경제'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비현금 결제 정책을 지원하는 민간 외교에 나섰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부실 대출 증가와 수익성 둔화라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2022년 상업은행 부실대출비율(NPLR)은 5.4%로 전년(3.1%) 대비 늘었고 소액금융기관의 NPLR도 6.7%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업은행의 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수익률(ROE)은 각각 0.7%, 3.8%로 하락했고 소액금융기관은 1.5%, 6.0%로 감소했다. 금융당국과 현지 금융기관들은 신용 성장 둔화에 따른 금융 리스크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JB금융의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이 캄보디아 금융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JB금융이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앞으로도 캄보디아 금융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실 대출 비율 증가, 금융당국의 행정 절차 등 여전히 고려해야 할 변수는 있지만 금융시장 개방과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성장 기회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캄보디아 금융업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JB금융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지 주목된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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