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자산투자 확대·소매금융 강화
BNK, 신라인 협력 금융사업 확대해
규제 완화·외자 유치 금융시장 열려
환율변동·고금리 경제 불안은 숙제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2~2029년 동안 최소 1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2~2029년 동안 최소 1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자흐스탄이 중앙아시아 금융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금융 시스템의 현대화와 글로벌 투자 유치 확대를 목표로 정부는 규제 완화와 금융 시장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AIFC)를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가속하며 국제 금융 시장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2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카자흐스탄 금융 시장은 디지털 금융 전환과 외국 자본 유입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8년 출범한 AIFC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AIFC를 통해 영국식 법체계를 도입하고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며 외국 기업들의 금융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증권거래소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 상장, 채권 발행, 자산 관리, 핀테크 산업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육성 중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신한은행, 신한카드, BNK금융 등 한국 금융기관들이 카자흐스탄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중앙아시아 금융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8년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을 설립한 이후 2024년 기준 현지 자산유동화 및 지분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 753억원을 거뒀고 전년 동기 대비 68.6% 확대됐다.

신한파이낸스는 신한카드가 지난 2014년 11월 최초로 설립한 해외법인이다. 현재 카자흐스탄의 3대 핵심 도시인 알마티, 누르술탄, 쉼켄트를 중심으로 할부금융 및 신용대출 등 다양한 소매 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파이낸스는 지난해 상반기 48억9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카드의 다른 해외법인인 인도파이낸스(37억8300만원), 마이크로파이낸스(2억6400만원), 베트남파이낸스(-25억원)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올렸다.

BNK금융그룹은 카자흐스탄의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신라인(Shin-Line)그룹과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금융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해 6월 카자흐스탄 법인의 은행업 전환 예비 인가를 획득한 데 이어 신라인그룹과 협력을 통해 현지 사업 개발과 인력·정보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라인그룹은 연간 1만3000t 이상의 아이스크림을 해외에 수출하는 카자흐스탄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사로, 현지 생산 공장과 한국 CU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어 BNK금융의 중앙아시아 금융 시장 공략에 기반이 될 전망이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행한 ‘2025 카자흐스탄 진출 전략’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금융 시장은 국립은행의 금리 정책과 러시아 자본 유입 등의 영향으로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22년 반정부 시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컸으나 러시아로부터의 자금 유입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마진 확대, 러-카 국경 간 송금의 증가 등으로 이듬해 카자흐스탄 은행들의 영업이익 및 자산은 증가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2~2029년 동안 최소 1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를 목표로 하며 금융기관의 현지 진출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카자흐스탄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텡게화 평가절하,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 높은 기준금리(2024년 14.25%) 등 거시경제적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금융기관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현지 맞춤형 금융 전략이 필수적이다. 카자흐스탄 금융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 금융기관들은 디지털·프로젝트·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AIFC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한국 금융권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카자흐스탄 시장에 적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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