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정체된 가운데 영업손실 계속 증가
북미·유럽 톱3라지만 시장점유율 5%대
두산밥캣 없이 독자 생존 불가능한 구조

두산로보틱스가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한 뒤 두산로보틱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된 가운데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누적된 영업적자가 1000억원에 육박한다.
19일 두산로보틱스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IR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손실은 폭증한 것이 특징이다. 연도별 매출은 △2020년 202억 원 △2021년 370억 원 △2022년 450억 원 △2023년 530억 원 △2024년 468억 원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0년 -139억 원 △2021년 -71억 원 △2022년 -132억 원 △2023년 -192억 원 △2024년 -412억 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인 협동 로봇(Co-bot, Collaborative Robot)은 인간과 협력하여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을 의미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협동 로봇은 안전 센서, 힘 감지 기능, 지능형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보호 장치 없이도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그동안 다양성을 강점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2015년 출범 이후 2017년 첫 협동 로봇을 출시했고 이후 M·A·H·E 시리즈 등 총 13개 라인업을 갖췄다. 이러한 기술력을 앞세워 북미 시장 경쟁력 강화 및 두산밥캣과의 동반 성장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합병이 무산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재무적 안정성과 시너지 효과 창출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2024년 연간 매출액을 1245.6억 원으로 예상하며, 영업이익 21억 4000만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두산밥캣 흡수합병이 소액주주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흑자 전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협동 로봇 수요 둔화도 변수다. 두산로보틱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대로 △덴마크 Universal Robots(36%) △대만 Techman(14%) △일본 FANUC(7%)에 이어 4위에 그친다. 이에 차세대 로봇 및 지능형 솔루션 개발, 사업 모델 개편, 조직문화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가인 김민표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지만 올해는 적자 폭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다.
두산밥캣은 내부적으로 올해 로봇 암(ARM)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두산로보틱스가 북미·유럽 시장에서 톱3를 자처하지만 판매망이 60곳에 불과해 약 1500개의 판매망을 보유한 두산밥캣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매출 증대가 어려운 구조"라며 "증권가에서 막연한 기대를 내놓기보다는 합병 무산의 실익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