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변수지만
북미 시장 성장세 꺾진 못할 것”
비용 절감, 기술 경쟁력 강화 ‘과제’ 

배터리 3사 /각 사
배터리 3사 /각 사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배터리 3사가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커졌지만,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북미 전기차 시장이 실적 회복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13일 배터리 업계 의견을 종합해 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배터리 업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현대차·기아, 포드,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포드는 5666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1월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차 역시 아이오닉 5 판매가 전년 대비 54%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14.6%)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2025년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4년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16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북미 전기차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를 타고 국내 배터리 업계는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배터리 3사가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SK온은 35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3분기 깜짝 흑자 전환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배터리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는 주된 원인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와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트럼프 리스크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북미 전기차 시장이 실적 회복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북미 시장 내 전기차 판매 증가와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혜택 확대는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SK온은 4분기 AMPC 수혜금이 813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34% 증가했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요 고객사의 북미 신규 완성차 공장용 배터리 출하 본격화, 이에 연계한 AMPC 수취 금액의 증가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AMPC 수혜금이 전 분기(103억원) 대비 142% 증가한 24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북미 시장의 성장세나 배터리 업계에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제언이 따른다. 트럼프는 철강·알루미늄과 함께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의 반친환경차 정책의 강도와 '상호 관세' 규모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 흐름 자체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며 “특히 중저가형 전기차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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