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부터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또 인하
티메프 사태서 대립했던 카드-PG 모두 반대
전문가 "실효성도 없어···매출 증대가 우선"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낮춰주겠다며 12년 연속 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낮춰주겠다며 12년 연속 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연합뉴스

올해에도 카드사가 가맹점에 부과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인하된 것을 두고 카드 업계와 전자지급결제(PG) 업계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오는 2월 15일부터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위 2025년 업무 계획을 보면 연 매출이 30억원 이하인 '영세한 중소 신용카드가맹점(중소가맹점)'이 그 대상으로 연 매출에 따라 0.05~0.1%포인트씩 절감된 카드 우대결제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이로써 305만 곳 가맹점이 혜택 대상이 됐다.

중소가맹점 중 가장 수수료율이 낮은 구간은 연간 매출액이 3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으로 신용카드 결제수수료율은 0.50%다.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는 구간은 연간 매출액이 10억원을 초과하고 30억원 이하인 가맹점으로 신용카드 결제 건당 1.5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인하 전에도 수수료율은 최저 수준이었고 따라서 본업인 카드업만으로는 회사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2012년 이래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통해 3년에 한 번씩 카드사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해 왔다.

이에 카드 업계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업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최근 BC카드와 신한카드 등은 기업신용평가업 중 하나인 기업정보 조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반기를 든 것은 PG 업계도 마찬가지다. PG사는 온라인 및 소규모 가맹점을 카드사와 연결하며 결제 대행 업무를 담당한다. KG이니시스, NHN KCP(네이버 페이), 토스페이먼츠 등이 이에 해당한다.

PG 업계는 지난해 7월 티몬-위메프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카드 업계와 대립했지만 당국의 결제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카드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줄어드는 만큼 PG사가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늘어난다는 것이 이유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올해 PG사의 정산 자금 별도 관리를 주문할 예정이다. 이는 '제2의 티메프 사태' 방지책으로써 PG사로 하여금 정산 의무가 있는 금액 100%를 보유토록 하는 것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손충당금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PG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지속적으로 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하고 있지만 해당 정책이 소상공인 경영 환경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미 충분히 낮은 결제 수수료율을 조금 더 내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며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이 나아지려면 매출부터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신용카드 사용 즉 소비와 소상공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므로 해당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관련된 부처에서 이 정책을 주관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 수수료율을 낮춰주고 싶다면 대다수 자영업자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배달앱 수수료율부터 손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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