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한마디에
美 양자컴퓨터 종목 급락
대학생·사회초년생도 피해
투자자 "손절"vs"아직 일러"

최근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아온 양자(퀀텀)컴퓨터 관련주가 반토막 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한 영향이다. '돈 복사기'로 불리던 양자 테마주의 폭락에 국내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양자 테마주는 최근 6개월간 급상승했다. 퀀텀컴퓨팅 2613%, 리게티컴퓨팅 1161%, 디웨이브퀀텀 629%, 아이온큐 576%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들은 젠슨 황의 발언 후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현지 시각 8일 뉴욕증시에서 퀀텀컴퓨팅은 43%, 리게티컴퓨팅은 45%, 아이온큐는 39%, 디웨이브퀀텀은 36%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에 따른 여파다.
젠슨 황은 엔비디아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에서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라고 해도 개발에 적어도 15년은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최대로 본다면 3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그래서 적어도 20년은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개발에)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 양자컴퓨터 주와 관련해 국내 투자자 비중이 유독 컸다. 주가 하락에 따른 여파도 큰 가운데, 미국 주식에 희망을 걸었던 대학생·사회 초년생의 피해도 컸다. 이들 사이엔 다양한 반응이 공존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 이모 씨(남·31)는 "내 집 마련, 결혼자금에 쓰려고 '돈 복사기'라 불리던 양자 주에 대량 투자했다"며 "경제 방송과 CES에서도 주목하던 양자컴퓨터 주가 이렇게 됐다니 믿기지 않는다. 더 버텨야 할지, 아니면 이 정도에서 손절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엔비디아로 큰 수익을 본 박모 씨(여·34)는 "이전부터 엔비디아가 양자 테마주를 견제하면 양자 주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다는 (주식) 커뮤니티 내 경고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20년씩이나 걸린다는 젠슨 황의 발언은 양자컴퓨터 업계를 견제한 발언으로 들린다. 아직은 팔지 않고 좀 더 버티겠다. 길게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학생 개미투자자 양모 씨(여·24)는 "돈이 많았다면, 몇 년간 양자 주에 묵혀두고 싶다. 하지만 아직 대학생이라 단타로 용돈벌이하는 입장"이라며 "현재 수중에 돈이 별로 없기에, 아깝지만 지금이라도 손절하려고 한다. 앞으로 시드머니를 모아 (양자 주가) 상용화될 때쯤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