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시장, 1조5000억 M&A 주목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점유율 확대 기대
공정위 심사·지분 협조가 최대 변수로
아워홈 850곳, 푸드테크 활용 기대감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의 1조5000억원 규모 인수합병(M&A)이 진행되며 업계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가 이번 인수를 통해 6조원 규모의 단체급식 시장에서 주요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대상은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38.56%와 구미현 회장의 19.28% 지분을 합한 57.84%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의 기업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했으며 구본성·구미현 남매가 보유한 지분 가치를 약 86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미래 비전 총괄 부사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0년 약 1000억원에 매각했던 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을 5년 만에 재개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국내 단체급식 시장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 핵심 사업자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급식 사업은 영업이익률은 낮지만 현금 창출력이 높고 업황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 사업장에서 단체급식 수주를 확대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 푸드테크는 아워홈과의 협력을 통해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한 추가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아워홈은 구지은 부회장 시절 식자재 품질 관리를 디지털화하고 전처리 공정 자동화를 도입해 제조 효율을 강화했다. 한화 또한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 피자'를 운영하며 급식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M&A가 성사되면 아워홈의 급식 사업장에 한화의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워홈은 전국 850개 사업장에서 하루 200만 식을 제공하며 8개 생산시설과 14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는 한화 푸드테크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아워홈 간 M&A가 단체급식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는 가운데 두 가지 주요 변수가 관건으로 꼽힌다.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체의 80%를 점유하는 과점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에서 독과점 문제가 제기될 경우 인수 조건 변경이 요구되거나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아워홈 정관과 구지은 전 부회장의 입장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증자, 감자, 합병, 분할, 영업양수도 등 주요 의사결정에는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수를 성사하려면 구 전 부회장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아워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다른 주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구지은 전 부회장은 퇴임 이후에도 여전히 이번 M&A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