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칩스법, 6600억 보조금 확정 체결
美 첫 고대역폭메모리 공장 건설 본격화
SK하이닉스, 'AI 반도체 공급망 강화 기여'

미국 상무부가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며 약 6600억원 규모의 직접 보조금을 체결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지원금 감축 우려가 제기됐으나 기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는 20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800만 달러(약 6634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약 7243억원)의 정부 대출을 제공하는 계약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8월 예비거래각서(PMT) 단계에서 제시된 4억5000만 달러(6518억원)보다 800만 달러(116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시행한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 내 반도체 제조와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목표로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해 중국의 기술 패권을 견제하려는 전략적 법안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초당적 칩스법은 SK하이닉스 같은 기업과 웨스트라피엣 같은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의 AI 하드웨어 공급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계약 체결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인텔이 기존 85억 달러에서 78억6500만 달러로 지원 규모가 삭감된 사례와 대비되며 업계의 보조금 축소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내 첫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으로 올해 3분기 현지 법인을 신설하며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을 포함해 차세대 AI 메모리 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시설은 AI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주요 AI 고객과의 협력 기반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2028년 하반기 생산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바이든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9조2717억원)의 직접 보조금을 받기로 했으나 아직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5대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 내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삼성전자를 제외한 4개 기업의 보조금 지급 규모는 최종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4나노 공정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총 170억 달러(약 24조3800억원)를 투자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총 450억 달러(약 64조5200억원)를 투입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