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마, 韓 제치고 애플 첫 독점
한·중 LTPS "기술 격차 크지 않아"
애플 공급망 변화···韓 기업 '긴장'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홈팟' 디스플레이 공급을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톈마(天马)가 전량 공급하기로 확정하며 한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연구개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이 결합해 향후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홈팟에 탑재될 OLED 패널을 중국 톈마가 전량 공급하기로 했다. 톈마는 BOE, 차이나스타(CSOT) 등에 이은 중국 내 4위권 디스플레이 제조사다.
애플이 스마트 홈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을 신형 홈팟은 2018년 출시된 기존 스마트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애플 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스마트 허브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홈팟에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특정 애플 제품의 OLED를 독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신형 홈팟에 6~7인치 저온 다결정실리콘(LTPS) OLED가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홈팟은 스마트폰처럼 고화질이 필수적이지 않고 화면 사용 빈도가 낮아 비용 면에서 유리한 LTPS가 선택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홈팟은 새로운 폼팩터로 대중적인 스마트홈 기기로 자리 잡기 위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며 "LTPS 기술에서는 한·중 간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비용 효율성이 높은 중국 제품이 선택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아이폰 일부 모델에 OLED를 납품해 왔지만 한국 업체와 비교해 공급 단가가 10~15달러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출혈경쟁'을 하며 LCD 시장을 공략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최근 기술력 향상을 통해 애플 OLED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목표로 중국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BOE는 아이폰13부터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차세대 맥북프로 OLED 패널 공급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최근 베이징, 선전, 쑤저우,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디스플레이 연구소를 설립해 아이폰, 아이패드, 비전 프로, 폴더블 아이폰 등 차세대 제품의 패널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선전 연구소에만 약 20억 위안(약 1935억원)을 투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