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 신규 선임, R&D·현장 전문가 대거 발탁
손현호·안현 사장 선임, 리더십 대폭 강화
美 대관 강화···폴 딜레이니 부사장 선임

SK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조직 리밸런싱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운영 개선(OI)' 기조를 바탕으로 조직 슬림화와 기술 중심 리더십 배치가 핵심이다.
SK그룹은 5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내용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새로 선임된 임원 수는 75명이다. SK 신규 임원 수는 2022년도 164명에서 지난해 145명, 올해 82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리더십 교체와 희망퇴직을 포함한 조직 축소를 통해 관리 구조를 간소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한 것이 엿보였다.
먼저 하석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고문으로 이동하며 그룹 자문 역할을 맡는다. 하 부사장 자리에는 강충식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이 선임됐다. 강 부사장은 에너지와 화학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 차원 전략적 조율을 담당한다.
김우경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SK이노베이션 부사장으로 이동해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전략과 기술 혁신을 이끈다. 김남인 SK E&S 본부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이동해 PR 업무를 담당한다.
계열사별로 ‘기술·현장·글로벌’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안정적 변화 관리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삼았다.
SK디스커버리는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손현호 사장은 경영전략과 재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안현 N-S Committee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개발총괄(CDO)을 맡겼다. 안 사장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리더십 강화와 D램 및 낸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예정이다.
SK온에서는 신창호 SK PM 부문장을 신설된 운영총괄 임원으로 임명했다. 제조총괄에는 SK하이닉스 출신 피승호 본부장이 선임돼 배터리 생산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ARPA-E) 출신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 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김 CTO는 기후변화와 신재생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지역의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SK아메리카스를 설립했다. 이번 인사에서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대관 총괄로 임명, 북미 지역의 규제 및 정책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그룹 차원의 AI·디지털 전환(DT) 추진도 가속화된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AI 추진단과 DT 추진팀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AI R&D센터 설립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75명을 신규 선임했으며 약 3분의 2를 R&D 및 생산 등 현장 전문가로 채웠다. △기술·현장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DT(디지털 전환) 역량 결집 △지경학 이슈에 선제적 대응할 수 있는 인물 발굴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극복을 목표로 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기술과 현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