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대비” 광고 논란, 국민 분노 폭발
위기 상황 악용한 마케팅에 신뢰 추락
불안 심리 자극한 메시지에 사재기 확산

"계엄령 대비 생필품 주문 타이밍"이라는 광고 메시지가 비상계엄령 발표 당시 발송돼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비상계엄령 선포로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 메시지가 등장하면서 국민 불안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한 광고 알림 메시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히 확산됐다. 메시지에는 “계엄령 대비 생필품 주문 타이밍. (광고) 찜해둔 상품을 확인하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계엄령을 이렇게 가볍게 다루다니 충격적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돈벌이 기회로 삼는 몰상식한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광고를 보고 더 무서워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메시지를 발송한 곳은 ‘크롤노티’라는 별도의 알림 앱으로 밝혀졌다. 해당 앱의 개발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재미 삼아 메시지를 보냈다”며 해명했다. 그는 “이렇게 큰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며 사과했지만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판단이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웠다.
특정 기업과 관계없는 앱에서 나온 메시지였음에도 초기에는 국내 한 대형 쇼핑몰이 이를 발송했다는 오해가 퍼지며 해당 기업도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광고 업계 전문가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사회적 불안이 극도로 커진 상황에서 민감한 주제를 광고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며 "광고 메시지 하나가 기업이나 브랜드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계엄령 발표 직후 국민들 사이에서는 불안 심리가 급속히 확산됐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및 해제가 이뤄졌던 지난 3일 밤 A편의점은 3일 오후 11시부터 4일 0시까지 비상식량 등의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시간대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신장률은 통조림 337.3%, 봉지면 253.8%, 생수 141.0%, 즉석밥 128.6%, 건전지 40.6%, 안전상비의약품 39.5% 등이다. B편의점 관계자는 “주택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생필품 구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현장 직원 및 매장 근무자에 따르면 50~60대 연령대 고객 수요가 높았다”고 전했다.
B편의점은 3일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생수 매출이 직전일 대비 40% 오르고 햇반 등 가공미반 70%, 라면 50%, 주류 30% 등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멀티탭 등 전기용품과 여행용품 매출도 각 20%씩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