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홀로서기' 롯데케미칼도 '양호'
계열사 연대보증 위기 고리 찾기 어려워

신격호 롯데 창업주 4주기를 하루 앞둔 1월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린 추모식을 마치고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 창업주 4주기를 하루 앞둔 1월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열린 추모식을 마치고 임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이 경영 난맥상을 유동성 위기로 과장하는 속칭 '지라시(증권가 정보지)'에 대해 강력 대응하며 나섰다. 특정 외부 세력의 기업 흔들기 정황이 두드러지면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경영 위기를 대우그룹 워크아웃 사태와 동일선에 두는 유동성 위기론이 확산하며 주식 및 채권 가격이 요동치면서 그룹 측이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롯데그룹을 과거 대우그룹 해체에 비교하며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는 정보지엔 롯데홀딩스, 지주 및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 연결 차입금이 29조9000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한샘, 일진머티리얼즈, 미니스톱, 중고나라 등 인수합병(M&A) 실패와 실적 부진, 한계에 직면한 오프라인 중심 롯데그룹 유통업 등을 거론했다.

롯데그룹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배경에는 롯데건설이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채비율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그 폭도 건설사 중에서 두드러졌다. 당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연장이 어려워졌고 이를 롯데건설이 떠안는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롯데건설의 1대 주주는 롯데케미칼(44.0%), 2대 주주는 호텔롯데(43.3%)이다. 롯데건설에 문제가 생기면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지배구조다. 이를 근거로 정보지는 롯데건설 미분양으로 계열사 간 은행권 연대보증이 치명타로 작용해 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해도 채무를 줄이기 쉽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롯데그룹이 경영 난맥상에 처했다는 점은 틀리지 않지만 연대보증 규모를 근거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과잉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업황이었다면 캐시카우가 됐을 롯데케미칼 차입금은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따른 것으로 내년까지 규모를 10.6조원에서 5.7조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 세워진 바 있다.

KB증권도 2024년 롯데케미칼 추정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으며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자본적 지출(CAPEX)이 마무리된다는 점과 연간 감가상각 1.3조원을 고려한다면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메리츠증권도 전일 롯데케미칼이 처한 업황에 대해선 비관적 의견이 지배적이라면서도 롯데케미칼 시가총액 3조원이 붕괴된 것은 노이즈성 과매도로 보면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도 여성경제신문에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롯데건설이 지난 10월 공모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목표치는 채우지 못했지만 홀로서기를 시도한다는 점을 장기 투자자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지라시는 위기를 과장해 회사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의 고전적인 수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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