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비보장형 은행이 증권사 앞서
전국 영업망·비대면 활용 마케팅 분주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면서 400조원 규모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무브'가 시작된 가운데 증권사와 은행 간 수익률 경쟁이 점화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증권사가 우위를 선점한 모습이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근소한 차이로 은행이 앞서기도 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연간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7.11%로 전체 평균 5.26%를 상회했고 은행업 4.87%, 생명보험업 4.37%, 손해보험업 4.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IRP·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에서는 은행이 증권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상위 기준 증권사(7.56%)가 은행(3.49%)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은행(14.61%)이 증권사(13.85%)보다 높았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금융사에 맡겨 운용한 뒤 연금 및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개인형 IRP로 구분한다. DB형은 기업이 적립금을 관리하고 DC형은 근로자가 운용한다. 개인형 IRP는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한 후 적립금을 납부하고 운용한다.
업계 일각에선 은행이 퇴직연금 가입자 유치전 경쟁에서 고객 이탈을 성공적으로 방어한다면 지형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최근 은행들은 전국 영업망을 활용하고 비대면 방식도 활용해 밀착형 연금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갈아타기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을 추진했고 은퇴자산 관리 상담을 위한 '연금 라운지'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개인 맞춤형 은퇴자산 관리 전문센터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도 연금 전문 관리 서비스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확대했고 전문 인력도 꾸준히 확보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은행의 경우 전국 지점을 활용해 고객과 직접 만나는 동시에 AI 개발 등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중·장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