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3년 만에 첫 스타 마케팅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
가격·품질 등 포지션 애매 지적

이디야커피 모델 배우 변우석 /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 모델 배우 변우석 /이디야커피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이디야커피가 ‘리브랜딩’에 나서며 입지 지키기에 나섰다. 이디야는 저가커피 공세로 인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점포 수 1위 자리를 뺏겼고,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도 역성장해 생존 전략 변화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배우 변우석을 모델로 내세운 스타 마케팅을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최근 배우 변우석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이달 말부터 TV 광고를 온에어 한다. 지난 5월 종영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선재 역을 맡은 배우 변우석은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광고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디야가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창립 이래 최초다. 

특히 이디야는 “타사와 다르게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가 축구선수 손흥민을, 컴포즈커피가 방탄소년단(BTS) 뷔를 모델로 기용하며 치열한 스타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가맹점주에게 광고·마케팅 비용을 전가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디야가 스타 마케팅에 돌입한 까닭은 부진한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은 2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79% 줄어들었다.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2년 이디야가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이디야의 전국 매장 수도 기존 3000여개에서 2000개 후반대로 떨어졌다. 최근 신규 점포 출점이 둔화된 데 비해 폐업하는 점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디야는 지난 2001년 1호점을 오픈한 이후 19년 만인 2019년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가맹점 3000개를 돌파한 바 있다. 지난 2022년에는 3019개까지 늘기도 했다. 하지만 저가커피 강자인 메가커피의 전국 매장 수가 이날 기준 3301개를 기록하며 이디야는 업계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업계에서는 이디야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프리미엄도, 가성비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가 됐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디야가 처음 등장했던 당시에는 국내 유일한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디야 커피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현재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3200원이 됐다. 신흥강자인 빽다방,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2000원 이하인 것과 비교하면 이제는 저렴하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품질적인 면에서도 해외 브랜드에 비하면 뒤처진다. 미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들인 블루보틀, 인텔리젠시아커피 등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프리미엄 커피 시장도 포화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이디야는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입지 되찾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초성을 활용한 ‘ODO’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고, 올해 말 기업 이미지(CI)와 매장 인테리어 변경 및 신메뉴 개발 등 지난 20여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리브랜딩 과정은 오너 2세인 문승환 이디야 경영전략본부장(이사)의 경영 성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1993년생인 문 본부장은 이디야 창업주인 문창기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9년 이디야커피에서 2년간 근무한 뒤 BCG, AT커니, 딜로이트 등 컨설팅 기업을 거쳤다. 이후 문 본부장은 지난해 말 이디야커피 경영전략본부에 복귀했다. 올해 4월부터 이디야 등기임원(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경영 수뇌부 활동에 돌입했다.

문 사내이사의 선임과 함께 김상수 전 롯데마트 신규사업본부장도 지난 4월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실적 부진과 애매한 가격 포지셔닝 등 산적한 경영 이슈를 해결해야하는 것은 물론 오너 2세의 경영 수업과 회사 체질 개선도 함께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디야의 리브랜딩 작업이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이미 포화상태인 커피 시장에서 이디야가 리브랜딩 작업을 하더라도 획기적인 가격 조정이나 특별한 메뉴를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 타사 대비 큰 차별점을 내세우긴 힘들 것”이라며 “더군다나 전 지점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가맹점들까지 가격정책과 브랜드 이미지 교체 등을 적용하려면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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