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차 큰 3개 보고서 결과 왜곡 해석
정부 주장 현실적 가정이 비현실적

17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가 의사 증원 규모의 근거로 제시한 3개 보고서 결과를 왜곡했다며 의사수 추계 작업을 원점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진은 2일 서울대 의대 모습. /연합뉴스
17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가 의사 증원 규모의 근거로 제시한 3개 보고서 결과를 왜곡했다며 의사수 추계 작업을 원점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진은 2일 서울대 의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가 의사 증원 규모의 근거로 제시한 3개 보고서 결과를 왜곡했다며 의사수 추계 작업을 원점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7일 서울의대 비대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앞서 대통령실을 초청한 의정 토론회에서 장상윤 사회수석이 현실적 가정을 도입해 보정한 결과 2000명이 아닌 최소 4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단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한 지점을 정면 반박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의사 수를 추계한 3개 보고서에서 몇 가지 비현실적인 가정들을 현실에 맞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데이터, 현실적인 가정, 그리고 바람직한 의료시스템을 위한 개선책을 반영하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 보고서는 진료 가능 일수 240일, 255일을 전제로 산출한 결과 2035년 의사 부족 4만9000명부터 반대로 과잉 1만7000여명까지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 연구에선 50세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은퇴를 시작하여 90세에 모든 인력이 은퇴한다고 가정해 2035년 의사 부족 1만여명, 2050년 의사 부족 2만2000여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의사 생산성이 연 0.5%씩 늘어난다는 가정하에, 의사 퇴직연령을 만 75세와 80세 둘로 나눴고, 65세 이상의 의사는 65세 이하 의사에 비해 생산성이 50% 혹은 75%가 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결과 2035년 의사 수 부족 정도는 은퇴연령을 75세로, 65세 이상 의사 생산성을 50%로 가정할 때 1만800여명으로 나왔다. 은퇴연령을 80세, 65세 이상 생산성을 75%로 가정할 때 7200여명으로 산출됐다.

즉 가정과 시나리오에 따라 같은 연구 모형 내에서도 추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극단적으로 1만명 또는 2만명 등 특정 결과가 나타나는 모형만 취사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 의사 증원 정책의 근간이 된 3개 연구는 모두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인력 공급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비현실적 가정하에 이루어져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비대위는 "급속도로 상승하는 국민의료비와 고갈되고 있는 보험 재정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시스템은 지속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지속 가능한 의료시스템을 위한 시나리오를 도입해 새롭게 추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