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 디지털 예산은 증가
와이파이 장비 교체 부담

내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예산이 전액 삭감돼 디지털 격차가 심화할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공적개발원조(ODA) 내용 중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예산은 증액돼 국내 디지털 격차 해소 사업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선인터넷 인프라 확대 구축' 사업 예산이 지난해 128억2100만원에서 올해 3억9600만원으로 삭감되었을 뿐 아니라 내년엔 전액 삭감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국민들의 정보격차 해소 등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22년 본격 시작됐다. 국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전국 공공장소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해 무료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한다.
과기부는 향후 공공장소 무료 와이파이 신규 구축과 '내구연한(원래의 상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도래하는 장비의 교체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내구연한에 도달하는 와이파이는 1만4758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황 의원은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기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내년 ODA 예산 중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예산은 3114억원 수준으로 증액될 예정이다. 이번 해뿐만 아니라 ODA 예산 중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예산은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로 매년 증가했다. 2022년 2638억원에서 올해 3035억원으로 약 400억원 증액됐다.
일각에선 국내 디지털 격차는 심해지는데 공적개발원조(ODA)의 디지털 격차 해소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건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황정아 의원은 "중앙정부가 재정 여건이 각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떠넘기면 결국 계층 간, 지역 간의 디지털 격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대통령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다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