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은 흑자인데 불확실성 여전
홍콩H지수 6500···손실 분기점 예상

홍콩H지수가 이달 말 기준 6000선 부근까지 내려갈 경우 손실액이 최대 27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손실분기점을 6500으로 바라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홍콩H지수가 이달 말 기준 6000선 부근까지 내려갈 경우 손실액이 최대 270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손실분기점을 6500으로 바라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30조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냈다. 반면 순익은 11% 줄었는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에 대비해 적립한 충당부채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줄어든 순익을 이자 수익으로 메꾸는 실정인데 하반기에도 홍콩ELS 손실 위험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12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조5000억원(11.0%)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영업외손실 등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이자이익은 29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29조400억원) 대비 4000억원(1.4%) 증가했다. 가계·기업 대출 확대로 이자수익 자산이 불어나 이자이익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이자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음에도 은행 실적이 줄어든 이유는 홍콩 ELS 손실 배상을 위해 쌓은 1조4000억원의 충당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은행권의 영업외손익은 1조원이었는데 올해 2조3000억원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이같은 결과에 하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ELS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홍콩H지수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H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떨어진다면 다음달부터는 손실 규모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홍콩H지수는 6190대를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손실 분기점을 6500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이달 말 기준 6000선 부근까지 내려갈 경우 손실액은 최대 273억원, 5500선까지 밀리면 496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지수는 지난 5월 6900선을 넘어서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최근 60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은행권의 홍콩ELS 손실배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손실액대비 배상비율은 평균 30%대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은행권의 홍콩ELS 손실배상은 현재진행형이다. 손실액대비 배상비율은 평균 30%대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현재 홍콩ELS 손실배상과 관련해 은행권의 자율배상 동의는 9만건을 넘어섰고 손실액 대비 배상비율은 평균 30%대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에 제출한 '홍콩 ELS 자율배상 진행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9일까지 이들 5개 은행의 배상진행(안내)은 13만997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배상동의(합의)는 9만2794건으로 66.3% 비중이다. 

은행별 동의율은 국민(70.4%), 신한(44.1%), 하나(63.1%), 농협(72.1%), SC제일(77.9%)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가장 규모가 컸는데 배상진행 7만8981건에 배상동의 5만5565건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배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 고객에게 배상안을 제공하고 동의를 받는 데 원칙적으로 기한 없이 시간을 충분히 드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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