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급증에 '항노화' 시장 가파르게 성장

지난 2021년 10월 현대백화점에서는 60세 이상의 모델을 뽑는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지난 2021년 10월 현대백화점에서는 60세 이상의 모델을 뽑는 '시니어 패셔니스타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바이오주에 이어, 증권가에서는 다음 투자처로 '안티에이징(노화 방지)'에 주목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항노화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글로벌 안티에이징'을 주제로 한 신규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고령화 시대에 성장이 유망한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하는 'TIMEFOLIO 글로벌안티에이징바이오액티브 ETF(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의 노화 방지 투자처가 주로 미용 기기 기업에 한정되었다면 이 ETF는 액티브 운용 전략을 통해 의약품, 의료기기, 뷰티테크 등 '웰에이징' 성장 기업을 포함할 예정이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따라 종목을 고르고 투자 비중을 정하는 패시브 ETF와는 달리 펀드매니저가 능동적으로 투자 종목을 선택하고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다.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와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상품은 노화와 고령화 성장 산업을 콘셉트로 잡은 액티브 ETF로 글로벌 바이오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화를 테마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테마가 인기를 끌었지만, 바이오 특성상 신사업과 트렌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 시장도 커지고 있다. 노화 관련 포트폴리오에는 화장품, 홈뷰티 및 미용 의료기기, 필러 및 톡신 등 미용 주사, 유전자 치료제 및 리프로그래밍 등이 포함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항노화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5억9000만 달러에서 2031년 24억7000만 달러로 연평균 17.5% 성장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도 항노화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수명 연장 연구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헤볼루션 재단에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예산은 2018년 25억 달러에서 작년 44억 달러로 76% 증가했다.

항노화 기술을 개발 중인 바이오 기업 중에는 대형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사례도 많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연구하는 알토스랩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러시아 억만장자 유리 밀너 등으로부터 30억 달러를 투자받아 주목을 받았다. 챗GPT 개발자 샘 올트먼은 노화 세포 제거 기술을 개발 중인 레트로바이오사이언스에 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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