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E 구리 1t당 1만 달러 훌쩍
친환경·인공지능 시대 핵심 광물
쓸 데 많은데 재고량은 ‘우하향’
t당 1만5000 달러 상승세 기대
LS·대원·대한전선, ETF도 상승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관련 빅 테크 기업이 호황을 구가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재료인 구리 몸값이 치솟고 있다.  수요는 더 많아지는데 반대로 공급량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은 거래 중인 런던금속거래소 트레이더 /EPA=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관련 빅 테크 기업이 호황을 구가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재료인 구리 몸값이 치솟고 있다.  수요는 더 많아지는데 반대로 공급량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은 거래 중인 런던금속거래소 트레이더 /EPA=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관련 빅 테크 기업이 호황을 구가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구현하는 핵심 재료인 구리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현물뿐 아니라 선물 모두 상승세로 닥터 코퍼의 가치는 현재와 미래 모두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 수요는 더 많아지는데 반대로 공급량은 갈수록 떨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대원전선과 대한전선, 가온전선, 풍산, LS 등 개별 종목부터 구리 ETF까지 올해 들어 주가 급등세에 투자자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17일 여성경제신문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의 최근 10년간 구리 1t당 현물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찍었던 최고가를 경신하기 직전에 있다.

2014년 5월 16일부터 2024년 5월 16일까지 구리가 가장 비쌌던 때는 2022년 3월 7일이다. 당시 구리 1t당 1만730 달러였다. 지난 16일 LME에서 구리 현물 가격 종가는 1만308 달러다.

선물 가격도 동일한 추세다. 국제 구리 선물 가격(3개월 물)은 전날 1만40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의 최근 10년간 구리 1t당 현물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찍었던 최고가를 경신하기 직전에 있다. 반면 10년간 구리의 LME 재고량은 가격과 정확히 반대 형태를 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의 최근 10년간 구리 1t당 현물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찍었던 최고가를 경신하기 직전에 있다. 반면 10년간 구리의 LME 재고량은 가격과 정확히 반대 형태를 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반면 10년간 구리의 LME 재고량은 가격과 정확히 반대 형태를 하고 있다. 16일 재고량은 10만4425t이다. 가장 많은 재고량을 자랑하던 2018년 3월 29일 38만3075t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시간이 갈수록 희소해지는 구리는 그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구리는 건축 자재, 반도체, 정보통신, 로봇, 자동차 제조 등 산업 곳곳에 침투해있기 때문에 구리 값의 상승은 오랫동안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됐다. 구리 값 상승은 멀지 않은 미래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했고 이 때문에 ‘닥터 코퍼(Dr.Copper‧구리 박사)’로 불렸다.

닥터 코퍼가 과거처럼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은 업계 사람들은 모두 체감한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인공지능 시대에 핵심 광물로 역할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구리는 배선·건축, 전기 자동차·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 시대에서 핵심 광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구리 수요는 향후 10년 동안 최소 1000만t 이상 증가하여 3300만~366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사진은 칠레의 앵글로 아메리칸 엘 솔다도 구리 광산 에서 인부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사진은 칠레의 앵글로 아메리칸 엘 솔다도 구리 광산 에서 인부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황 연구원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도 공급은 ∆기존 광산 노후화 ∆투자 부족 ∆신규 광산 개발 부진 등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상당한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원자재 중개업체 마렉스(Marex)는 “구리 수급에는 완충 장치가 부족. 신규 광산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구리 가격이 t당 1만5000 달러를 상회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지금부터 새로운 광산 개발에 나서더라도 실제 광석을 채굴할 수 있을 때까지 약 10년이 걸리는 만큼 공급 부족이 빠르게 완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향후 구리 가격의 상승세 지속 전망에 따른 t당 1만5000 달러 달성 가능성이 무게가 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급 부족 수요 상승 구리 가격 ‘슝’
개별 주가·ETF 등 올해 들어 급등

올해 들어 구리 관련 주는 현물 및 선물 가격 상승과 함께 급등했다. 전력 및 통신케이블을 제조하는 대원전선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1170원이었다. 지난 13일 5450원을 찍으며 다섯 달을 꽉 채우지 않고도 주가는 5배가 됐다. 대원전선이 1988년 5월 6일 상장 이래 최고가다. 영업이익도 9배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고시된 대원전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5154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기록했다.(전년대비 +908%)

대원전선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1170원이었다. 지난 13일 5450원을 찍으며 다섯 달도 안 돼 주가는 5배가 됐다.  LS 주가도 대원전선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급등했다. /키움증권
대원전선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1170원이었다. 지난 13일 5450원을 찍으며 다섯 달도 안 돼 주가는 5배가 됐다.  LS 주가도 대원전선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급등했다. /키움증권

LS 주가도 대원전선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급등했다. 올 초 LS 주가는 9만1600원(1월 2일 종가 기준)이었지만 이날 장중 17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주가는 다섯 달도 안 돼 두 배로 뛰었다. 1985년 1월 7일 상장 이래 최고가를 시현했다.

이 밖에도 가온전선, 풍산, 대한전선, 이구산업 등이 올 초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구리 관련 ETF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6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TIGER 구리 실물’은 연초 이후 26.96%을, ‘KODEX 구리 선물(H)’은 24.54%을, ‘TIGER 금속선물(H)’은 12.81%의 수익을 냈다.

이 같은 자산 가격의 상승은 구리 가격 추이를 따른다. 황유선 연구원은 “타이트한 수급 여건으로 재고 감소에 따른 현물 프리미엄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미래 현물가격보다 낮게 형성돼 역전되는 현상) 전환, 투기 자금 추가 유입 등은 구리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한 전망”이라도 말했다. 인베스팅닷컴이 제시하는 구리 선물 투자에 대한 평가는 ‘적극 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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