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은 성적 발언 리스크
'친명 횡재' 공천 부작용
한동훈 "오만 두고 볼 건가"

4·10 총선 여론조사 결과 공표를 금지하는 '깜깜이'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악재를 맞았다. '편법 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와 '막말' 논란인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가 연일 이슈화되면서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전 6일인 이날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해 보도할 수 없다. 이에 여야는 여론조사 상 민주당이 우세한 현재까지의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양문석 후보는 금융기관에서 사업자 용도로 받은 대출금을 사실상 아파트 자금으로 활용한 것이 밝혀져 금융감독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 공동 검사가 신속하게 이뤄졌다. 검사 결과 양 후보 딸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받은 11억원 가운데 6억원가량을 대부업체에 이체하고 나머지 돈은 모친 계좌에 입금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업대출 용도 외 유용과 허위 증빙, 부실 여신심사 등의 위법 행위가 발견됐다"면서 "법규에 따라 해당 금고 임직원과 대출모집인 등을 제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혁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나와 "김활란 이화여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발언했다. 또한 "박정희란 사람은 일제 강점기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했었을 테다"라고 말했던 것이 알려졌다.
이에 이대 총동창회와 여성단체의 반발이 확산하자 김 후보는 "결과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비유와 혐오 표현이 사용됐고 많은 분들께 의도치 않은 불편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양문석·김준혁 후보 논란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연히 후보 검증 과정에서 걸러졌어야 될 문제”라며 "아프지만 (문제가) 있는 만큼 국민들께 판단을 구해야 할 거다. 지금으로서는 소상히 설명드리고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민주당은 최근 성범죄 변호 논란인 조수진 변호사를 강북을 후보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한 잣대를 펼쳤다. 하지만 양문석·김준혁 후보에 대해서는 단순히 사과 권고에만 그쳐 '친명이라서 보호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비명계 다선 현역인 전해철, 박광온 의원이 횡사한 자리에 이재명 대표 측근인 양문석·김준혁을 급하게 투입시켰으니 당연히 검증이 부실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리스크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후보 논란의 여파와 경기도 판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경기도에 최근 들어 며칠 사이에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흐름이 유지되는 걸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신현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양문석 후보의 새마을금고 대출 과정에 대한 의혹 검증은 필요한 일이지만 그럴 권한이 없는 정부 기관을 동원하는 것은 어떤 관점으로 보아도 명백한 관권 선거”라고 역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유세에서 "민주당은 김준혁이든 양문석이든 그대로 (공천을) 밀어붙이겠다는 이야기"라며 "이런 오만을 그대로 두고 볼 건가"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