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OCI그룹과 한미사이언스의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했다. 

28일 경기도 화성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의결권 주주 대상 투표를 집계한 결과 경영진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이우현 OCI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 6명도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이날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한 형제 측 후보 5인은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임종윤·종훈 사장은 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는 사외이사가 됐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임장 집계 문제 등으로 3시간 30분가량 지연된 오후 12시30분께 시작됐다. 주총에는 OCI그룹 통합을 반대하는 측인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를 비롯해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주총에서는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과 반대 측인 임종윤·종훈 형제의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OCI와 통합에 따라 신규 이사진 후보자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이우현 OCI 대표를 사내 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최인형 한미약품 R&D센터장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사외이사는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교수,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서정모 후보, 박경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회계학) 등 총 6명을 제안했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임종윤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임종훈 사장을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이다. 기타비상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사외이사로 사봉관 변호사(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감사위원으로 배보경 도화엔지니어링 사외이사 등 총 5명을 제안했다.

이날 출석 주주는 대리 출석을 포함해 216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소유 주식 수는 5962만4506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6776만3663주)의 88.0%를 차지한다.

송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측 우호 지분은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국민연금공단(7.9%)까지 더해 42.66%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 우호 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 지분을 포함해 40.57%다. 

최종 표 대결에서 소액 주주들이 임종윤·종훈 형제 편을 들어주면서 한미사이언스 통합은 힘들게 됐다. 이날 주총에선 이외 안건으로 △재무제표 승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도 다뤄졌다.

앞서 한미그룹은 통합을 위해 2400억원 상당의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643만 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OCI홀딩스에 발행하기로 했다. 형제 측은 한미-OCI 통합에 반기를 들고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