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보관‧포장 과정엔 문제없다"
박스 수거 후 사후 처리 불만 제기
고객‧컬리 간 금전적 타협 안 돼

지난해 11월 26일 제보자가 직접 촬영한 쥐가 담긴 마켓컬리 택배 상자 /제보자
지난해 11월 26일 제보자가 직접 촬영한 쥐가 담긴 마켓컬리 택배 상자 /제보자

마켓컬리가 새벽 배송한 택배 상자 안에 식자재 물품과 함께 살아있는 생쥐가 발견됐다. 8일 통합제보 플랫폼 제보팀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마켓컬리 고객에게 새벽 배송된 택배 안에 살아있는 쥐가 담겨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고객의 남편인 제보자 김모 씨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배송된 박스 안 내용물 사이로 살아있는 쥐가 움직이고 있었다"며 "엄마의 비명을 들은 중학생 아이가 침착하게 박스를 다시 테이핑해서 마켓컬리 센터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쥐가 박스 안에 들어있는데도 마켓컬리 측은 "일요일이니 박스를 보관하고 있으면 다음 배송 시 기사가 찾아가겠다"고 응대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구매자는 살아있는 쥐를 보고 놀란 상황에 박스를 앞에 보관하라는 것에 분통이 터져 당장 박스를 가져가라고 요구했고, 마켓컬리 측에서 퀵 배송 기사를 보내 박스를 수거해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마켓컬리의 추후 관리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후 5일 정도 지난 후 아내(구매자) 통장으로 '불편함을 겪은 것'에 대한 보상으로 10만원이 입금됐다"며 "쥐가 담긴 택배는 어떻게 처리했는지, 마켓컬리 측에서도 실제 쥐가 있던 것을 확인한 것인지,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등 사후 처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답답한 나머지 아내가 먼저 마켓컬리 측에 연락해 물었다. 마켓컬리 측에서도 쥐를 확인했고 포획해 전문 업체 통해 처리했다고 말하더라"며 "그런 과정을 고객에게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떤 과정에서 쥐가 박스 안에 들어갔는지, 물류 시스템 등에서 개선할 점에 대해 우리가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설명해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추가 팔로업을 요구하자 마켓컬리 측은 '방역비 지급'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방역비로 4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해서 '방역비'가 아닌 '위로비' 차원에서 지급하는 게 맞다, 큰 회사인 만큼 책임도 크게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다"며 "어떤 보상을 원하냐는 컬리 측에 300만원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생각해 보니 금전적인 것보다는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소비자 입장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금전적인 보상 대신 공개 사과를 재요구했으나 그것 또한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26일 제보자가 직접 촬영한 쥐가 담긴 마켓컬리 택배 상자 측면 /제보자
지난해 11월 26일 제보자가 직접 촬영한 쥐가 담긴 마켓컬리 택배 상자 측면 /제보자

마켓컬리 관계자는 본지에 "컬리 물류센터는 저온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식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방역도 까다롭게 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쥐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새벽에 배송 완료 후 고객이 수거하기 전까지 시간이 좀 있지 않나. 그 시간 동안 (쥐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불편함을 겪은 것에 대해 10만원을 지급했고, 지급 후에 별말씀 없이 재주문하셔서 회사 입장에선 해결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이후 구매자의 남편분이 '추가 팔로업이 없냐'고 요청해 금전적인 보상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요청한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의 경우, 회사 입장에선 물류센터 보관‧포장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책임이 없기 때문에 관련해선 할 말이 없다"며 "택배 수거 후 추가 팔로업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사과는 충분히 전했다.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보자 김씨는 본지에 "박스를 뜯기 전 외부에 쥐가 들어간 흔적은 없었다"며 "마켓컬리 물류센터 보관‧포장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해도 고객 입장에서 살아있는 쥐를 배송받은 것인데 공개 사과를 거절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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