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두 달 만에
구글·네이버 데이터센터 태양광 설치 결론

철근 누락 아파트 관리 부실로 국민적 불신을 키운 LH가 남북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이후 수천만원을 들여 평양 성장 전망을 연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LH는 평양에 구글과 네이버 등 IT기업의 데이터 센터 평양 유치를 연구 결론으로 내렸다. /연합뉴스
철근 누락 아파트 관리 부실로 국민적 불신을 키운 LH가 남북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이후 수천만원을 들여 평양 성장 전망을 연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LH는 평양에 구글과 네이버 등 IT기업의 데이터 센터 평양 유치를 연구 결론으로 내렸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안에서도 밖에서도 새고 있다. 철근 누락 아파트 관리 부실로 국민적 불신을 키운 LH가 남북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이후 수천만원을 들여 평양성장 전망을 연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LH는 평양에 구글과 네이버 등 IT기업의 데이터 센터 평양 유치를 연구 결론으로 내렸는데 이에 대해 ‘대북 퍼주기 연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가 ‘평양에 구글·네이버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 시기가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두 달 후 진행한 연구를 통해 내려진 결론이라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4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과 6월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기로 하고 9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북한은 2020년 6월 16일 일방적으로 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변창흠 사장 시절이었던 LH는 사무소 폭파 두 달 뒤인 같은 해 8월 9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평양과 주변 지역 현황조사 및 성장 전망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LH 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뿐 아니라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평양에 유치돼야 한다고 적고 있다.

LH 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뿐 아니라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평양에 유치돼야 한다고 적고 있다. /유경준 의원실
LH 연구 결과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유치뿐 아니라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평양에 유치돼야 한다고 적고 있다. /유경준 의원실

유경준 의원실이 공개한 이 연구보고서 발췌본을 보면 “유통업 외에도 규모의 경제를 요하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인 데이터 산업 또한 평양권 중간권역에 입지시키기에 적절하다”면서 “AMAZON,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네이버 등의 데이터 센터를 유치할 경우 평양 중심권역의 고차산업을 지원하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또 북한의 전력난을 해결할 묘책도 이 보고서에는 포함됐다. 발췌본에 따르면 “평양권 외곽 권역에는 미개발 대규모 맹지에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입지시킬 필요가 있다.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해 평양권을 포함한 북한 전역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유경준 의원은 “북한이 남북 대화의 상징인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만행에도 불구하고 LH가 정권 입맛에 맞는 대북 퍼주기 연구에만 치중한 것은 아닌가 의문”이라면서 “국민 정서와 남북 관계 및 국제정세 변화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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