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세계 성장률 상향, 韓 5연속 하향” 전망
한 해 성장률, 당해 전년비 분기 성장률 평균
1·2분기 0.9%, 3·4분기 최소 1.9% 달성해야
“수출·내수에서 다이내믹한 변화 있어야 1.4%”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연속적으로 하락했다. 벌써 다섯 번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7월 기존 성장률 전망치였던 2.9%를 2.1%로 떨어뜨린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해 지난 26일 1.4%까지 내려앉혔다. 세계 경제를 비롯해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상향 조정한 것과 크게 대비되면서 우려를 샀다. [관련 기사 : ‘가을 이륙’ 준비하는 주요국···홀로 하강하는 韓 경제, 상저하고 이상 무?]
문제는 올 한해 한국 경제가 내려앉은 1.4% 성장률(직전 1.5%) 달성조차 버거워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모두 1%대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3·4분기 2% 정도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가 없다면 더 하락할 수 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0.9%였기 때문에 앞으로 3·4분기에 각각 성장률이 최소한 1.9%는 나와야 한다. 수출과 내수에서 다이내믹한 변화가 있어야 정부와 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4%에 맞출 수 있다.”
28일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향 조정된 한국 경제성장률 1.4% 달성이 실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대중(對中) 수출, 특히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지난 1·2분기 성장률이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
“한 해 성장률은 당해 4개 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의 평균으로 쉽게 추산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2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0.6% 증가했다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던데 이는 추세 정도를 보는 거다. 한 해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봐야 한다.”
이는 작년 성장률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2.6%였다. 분기별로는 1분기부터 4분까지 각각 3.1%/2.9%/3.2%/1.4%를 기록했다. 분기별 성장률의 평균값은 2.65%로 실제 연간 성장률인 2.6%에 수렴한다.
이를 올해에 적용해 볼 때 3·4분기 성장률은 각각 최소 1.9%(1, 2분기 각각 0.9%)가 나와야 목표치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타 기관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1.4%보다 더 낮은 1.3%(아시아개발은행)나 그보다 더 낮추는 이유의 근거도 여기에 있다. 노무라증권의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을 0.2%(기존 –0.1%)로 전망했다.
“작년 같은 경우 추경 등 재정 정책을 사용해 성장률 전망치에 맞추기도 했다. 정부가 추경을 안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기에 수출과 내수 확장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반기 갈수록 밀어내기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지만 그렇게 안 되면 1.4% 성장률 달성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을 보면 작년 감세 기조가 올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세로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세수 결손에 따른 재정 우려는 각종 보조금 삭감으로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최소화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는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상저하고’ (상반기 부진, 하반기 반등) 성공 여부도 수출에 달렸다. 그러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회복 전망은 좋지 않다.
“부동산 침체와 수출 둔화도 문제지만 최근 중국의 반간첩법 등으로 외국인 감시가 삼엄해진 점도 중국 경제가 잘되기 어려운 이유다”라면서 “묵을 수 있는 호텔도 한정돼 있고 받더라도 신원조사 후 당국에 보고한다. 이동할 때도 감시하는데 마치 공항에 가듯이 여권을 확인한다. 이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중국에 안 가려 하고 투자하기 꺼린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내 상반기 성장률이 0.9%로 전망치(0.8%)를 웃돌았다며 목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저하고 전망도 유지했다.
지난 25일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방역 조치 해제 등의 기저 효과가 해소되고, 소비자심리지수도 개선되고 있어 향후 민간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상반기 성장률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크기 때문에 연간 전망치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국장은 “상저하고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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