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만장일치’ 연말 5.1→5.6% 수정
파월 “실제 더 낮거나 높을 수 있어”
불확실성에 파월도 모른다는 7월 인상
美 증시 하락→상승···韓은 중국 영향

연준도 연말 정책금리를 기존 5.1%에서 5.6%로 상향 조정했지만 정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가 향후 더 낮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증시는 영향권 밖에 있는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 전시된 호랑이 그림. /연합뉴스
연준도 연말 정책금리를 기존 5.1%에서 5.6%로 상향 조정했지만 정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가 향후 더 낮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증시는 영향권 밖에 있는 모양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 전시된 호랑이 그림.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4개월 동안 올렸던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한 5.25%(상단 기준)를 유지하기로 했다.

주요 글로벌 IB는 7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연준도 연말 정책금리를 기존 5.1%에서 5.6%로 상향 조정했지만 정작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파월 의장은 최종금리가 향후 더 낮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나오는 경제 지표와 이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회의 모든 참가자가 추가 금리 인상을 원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미국 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드나들며 반응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FOMC 영향권 밖에 있는 모양새다.

14일(현지 시각) 파월 연준 의장은 6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최종금리)에 보다 가까워졌으므로 인상 속도 완화가 타당하다”면서 “인상 속도와 궁극적인 인상 수준은 별도의 변수(separate variables)로 봐야 한다.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이 타당할 수 있지만 보다 완화된 속도(moderate pace)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연준은 종전 기준금리 연 5.00~5.25%를 유지하기로 했다. 작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쉬지 않고 이어진 금리 인상(총 10회)은 열한 번째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동결됐다. 이번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14일(현지 시각)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6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최종금리)에 보다 가까워졌으므로 인상 속도 완화가 타당하다”면서 “인상 속도와 궁극적인 인상 수준은 별도의 변수로 봐야 한다.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이 타당할 수 있지만 보다 완화된 속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각) 파월 연준 의장(사진)은 6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최종금리)에 보다 가까워졌으므로 인상 속도 완화가 타당하다”면서 “인상 속도와 궁극적인 인상 수준은 별도의 변수로 봐야 한다.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이 타당할 수 있지만 보다 완화된 속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그러나 2023년 말 적정 정책금리 수준이 기존 5.1%에서 5.6%로 0.5%포인트 상향 조정되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 됐다. 이번 금리 결정 전부터 주요 글로벌 IB는 이번 동결 이후 7월과 9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와 씨티는 9월 FOMC에서 최고 5.75%(상단 기준)까지 내다봤다.

씨티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정책금리는 동결했지만 매우 매파적인 건너뛰기(hawkish skip)다”면서 “금년 중 정책금리 전망치가 예상(+25bp)보다 높은 50bp 상향조정(5.1% → 5.6%) 됐는데 이는 당사의 최종금리 전망(5.5~5.75%)에 부합한다”고 자화자찬적인 입장을 내놨다.

파월의 본 적 없는 섬세하고 우유부단함
“7월 가봐야” “금리 자신 있게 말 못 해”

이와 반대로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파월 의장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보는 IB(MS, BNP)도 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정책 결정 직후 다소 모호한 표현들을 사용했다. [관련 기사 : 1년 내 반쪽 된 美 물가···“대통령 선거 앞둬 연내 금리 인상 어려워”]

파월 의장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회의 중에 가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금번 정책 결정에 초점이 맞추어졌음. 7월 회의와 관련하여서는 ①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② 그때의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회의(live meeting)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요 IB들이 금리를 최근 캐나다나 호주처럼 다시 인상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평가와는 온도 차가 있다.

문제는 연준이 최종금리를 5.6%로 상향 조정했다는 점이다. 이보다 더 높게 오를 수도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파월 의장은 “당시 입수되는 데이터에 따라 FOMC 위원들이 전망을 수정하기 때문에 실제 정책 경로는 전망보다 더 낮거나 높을 수 있으며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금리가 향후 어떻게 될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면서 “FOMC는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금융 부문 상황, 경제전망의 변화 등을 살펴보고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파월 의장(사진)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보는 IB(MS, BNP)도 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정책 결정 직후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EPA=연합뉴스
연말까지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파월 의장(사진)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다고 보는 IB(MS, BNP)도 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정책 결정 직후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 /EPA=연합뉴스

다만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크게 부정하지 않았지만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 금리 인하 전망 관련)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할 경우 실질 정책금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책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별로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 데 동의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고 싶어 한다. 거의 모든 참가자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미 증시 ‘파월 약’에 막판에 올라
韓 증시는 중국 이슈에 ‘왔다 갔다’

한 자리에서 비둘기와 매 가면을 바꿔 쓰는 파월 의장에 미국 일부 종목이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최종금리 5.6%와 함께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한 점도표가 이날 오후 2시 공개되자 상승세를 보이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급락했고 약세를 보이던 다우지수 하락 폭은 더 커졌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약을 발라주자' 장 막판에 오르며 결국 상승 마감했다.

최종금리 5.6%와 함께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한 점도표가 이날 오후 2시 공개되자 상승세를 보이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급락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약을 발라주자' 장 막판에 오르며 결국 상승 마감했다. /인베스팅닷컴
최종금리 5.6%와 함께 연내 추가 인상을 예고한 점도표가 이날 오후 2시 공개되자 상승세를 보이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급락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약을 발라주자' 장 막판에 오르며 결국 상승 마감했다. /인베스팅닷컴

이날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7포인트(0.08%) 오른 4372.59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53.16포인트(0.39%) 오른 1만 3626.48로 반등했다. 점도표 발표 직후 3만 3783.55(전장 대비 -1.2%)까지 하락했던 다우존스 지수는 상승 전환하지는 못하고 장을 마쳤다. (3만 3979.33, 전장 대비-0.68% 하락)

한편 한국 증시는 장 초반 외에는 연준 금리정책 영향력 바깥에 있다. 주가를 움직일 만큼 이번 연준의 유의미한 메시지는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중국의 산업 생산 지표가 예상보다 하회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코스피(시가 : 2629.24)와 코스닥지수(시가 : 877.62)는 오전 장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최저점 : 코스피 2602.52, 코스닥 865.48) 그러나 오전 11시 30분 전후로 바닥을 치고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상승 전환해 전장보다 6.21포인트(0.71%) 오른 878.04에 마감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최저점에서는 벗어났지만 전장보다 10.54포인트(0.40%) 내린 2608.54에 거래를 마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본지에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흐름은 FOMC와는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 중국 경제 지표 발표 이후 관련 업종들이 많이 밀리면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중국장도 괜찮고 그로 인해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사실 미국장에서도 경기 민감주 외에는 큰 부담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장 초반 외에는 연준 금리정책 영향력 바깥에 있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세게 움직이며 코스닥지수를 이끄는 모양새다. /인베스팅닷컴
한국 증시는 장 초반 외에는 연준 금리정책 영향력 바깥에 있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세게 움직이며 코스닥지수를 이끄는 모양새다. /인베스팅닷컴

강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상승세의 경우 2차전지 등 개별 이슈로 움직이고 있다. 어제 미국에서 중국 양극재 공장 설립 허가 이슈 관련해서 2차전지주가 많이 빠졌다가 국내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승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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