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주어지면 전국체전 나가고파"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한 선수가 사이클 경기에서 최초 2관왕을 달성했다.
7일 강원도청에 따르면 성전환 사이클 선수인 나화린 선수는 지난 5일 열린 여자 일반1부 60~80㎞ 개인 도로 종목에서 2위를 차지했다. 3관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그는 전날 열린 경륜, 스크래치 종목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나 선수는 경기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목표한 3관왕을 이루진 못했어도 최선을 다해 달려 뿌듯하다"며 "'차별이 아닌 구별'을 공론화하려는 마음에 출전했지만, 갈수록 운동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전국체전은 과거 남자 선수였던 시절에도 달려보고 싶었던 큰 무대"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출전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트랜스젠더(성전환자)라는 이유로 출전 기회가 막힌다면 그것 역시 불공정이자 차별"이라며 "나의 대회 출전이 어떤 여성 선수의 꿈과 노력을 꺾어버리는 것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원 철원군에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운영하는 나 선수는 주민등록상 여성이다. 남성이었던 2012년 제47회 강원도민 체육대회에서 남자 일반1부 1㎞ 독주와 4㎞ 개인 주발 등 사이클 경기 4개 부문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사이클은 남자 선수 기록이 여자 선수들보다 뛰어난 것이 일반적이다.
나 선수의 도전에 일부 시민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한편, 일부 시민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회를 준비한 다른 여성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이유에서다.
나 선수는 지난 3일과 4일 사이클 스크래치와 경륜에서 우승해 10월 전남 목포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 강원도 대표 출전권을 획득했다. 대한체육회 규정엔 성전환 선수 출전에 제한이 없어 스스로 불참하지 않는 이상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원도청은 여성 사이클 선수층이 얇아서 나 선수의 전국체전 출전 가능성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 선수 출전 규정에 성전환 선수와 관련한 내용이 없는 까닭에 그의 대회 출전을 막을 근거는 없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성전환 선수의 공식 대회 출전은 이번 강원도민체전이 처음"이라며 "성전환 선수 출전 규정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