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유통사업 수익성 강화한 네이버
美 경제사절단에 최수연 CEO 참여
덩치 키우고도 기대 이하 실적 카카오
북미 사업 절호의 기회인데도 불참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광고 시장 둔화로 역성장을 면치 못한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북미 지역 유통사업 수익성 강화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 리스트에 네이버 최수연 CEO가 이름을 올렸으나 카카오 경영진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인 네이버가 참여하는데도 그동안 북미 진출을 강조해 온 재계 15위권의 카카오가 빠진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먼저 지난해 네이버는 북미 지역에 유료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출시했다. 일본에 서비스 중인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2분기 기준 2120만명에 달했다. 증권가는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성과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역시 해외 시장 진출에 꾸준히 공을 들였다. 카카오엔터는 북미 진출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타파스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고 2021년 5월 약 6000억원을 들여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현재 타파스는 MAU 300만 이상·현지 작가 작품 9만여 작·80개 이상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플랫폼이 됐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1분기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SM)의 지분 39.9%를 확보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으로 아직 인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늦어도 3분기에는 연결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M 인수로 분기 2000억원대 매출과 200억원대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의 리더십 재편을 단행해 본사 주도의 북미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창원 타파스 창업자 겸 대표가 올해 1월 사의를 표명했다. 카카오엔터가 타파스를 매각한 지 1년 반만이다. 이로써 타파스는 박종철 카카오엔터 글로벌사업부문 대표의 단독 체제로 전환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콘텐츠 부분의 연간 실적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특히 웹툰·웹소설 서비스를 진행하는 스토리는 IP 유통 매출 증가에 힘입어 16% 늘어난 920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실적에선 네이버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내달 4일과 8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선 양사의 1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네이버는 늘어나지만 카카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먼저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2조276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209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4% 늘고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규모다.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 강화가 견인했다. 패션타운과 크림 등 주요 버티컬 커머스의 수수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1월 인수한 북미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의 약 2000억원대 매출이 반영된다.
콘텐츠 매출도 1분기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는 웹툰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결과 웹툰 이용자의 74.8%가 네이버웹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네이버 산하 C2C 플랫폼들의 실력이 매출로 반영되며 네이버 커머스 매출의 약 20%로 비중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반면 카카오는 커진 덩치만큼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조85000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6.8% 감소한 1161억원으로 전망된다. 안재인 연구원은 "경기둔화에 따라 광고 사업 부진이 불가피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SM엔터 인수라는 큰 이벤트가 끝나고, 이제는 본업의 성장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