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소득, 일반 청년 215만원일 때 158만원
주거‧생활비‧학자금 등으로 36.2% 부채 있어
적은 월급, 위험한 노동···"지원제도 개선돼야"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기사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퇴소한 자립준비 청년이 빚을 갚기 위해 배달종사자와 같은 위험한 근로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시설 퇴소 자립준비청년 비율이 높게 나타나자 지원 사각지대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시설 퇴소 자립준비 청년이 동년배의 일반 청년보다 부당노동행위 및 위험한 근로환경에 노출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시설 퇴소 자립준비 청년이란 아동양육시설 등 시설에서 퇴소한 만 19세 이상의 청년을 말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총 2457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립준비 청년이 돈 벌기 위해 일한 경우는 67.1%였으며 평균 월 소득은 158.5만원이었다. 반면 일반 청년의 경우 근로 경험자 비율은 59.5%였으며 월 평균 소득은 215.88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립준비 청년의 평균 채무액과 채무 항목별 비중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평균 부채는 2000만원에 달했으며 주거비와 생활비로 인한 부채가 52.5%에 달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자립준비 청년의 평균 채무액과 채무 항목별 비중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평균 부채는 2000만원에 달했으며 주거비와 생활비로 인한 부채가 52.5%에 달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자립준비 청년의 근로 비율이 높은 이유는 빚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약 1200만원으로 자립준비 청년의 36.2%가 채무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일반 청년(14.7%)의 2배 이상 수치다. 부채 사유는 주거비(평균 약 480만원)·생활비(평균 약 145만원)·학자금(평균 약 112만원) 등이었다. 

근로환경에서도 자립준비 청년과 일반 청년과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두 개 이상의 일자리 종사자 비율이 자립준비 청년은 15.3%인 것에 비해 일반 청년은 1.3%에 불과했다. 플랫폼 노동 경험도 자립준비 청년은 12%였지만 일반 청년은 3.8%에 그쳤다. 플랫폼 노동은 온라인을 통해 거래되는 노동력을 의미하며 배달대행 앱 기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불안정한 정서를 가진 자립준비 청년이 많았다. 자립준비 청년의 43.4%가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며 실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비율은 21.8%에 달했다. 특히 청소년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 청년 66.2%가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했으며 극단적 선택 시도는 무려 42.6%로 나왔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게 된 주요 원인은 대인관계 갈등 및 스트레스(25.5%)였다. 경제적 문제도 16.5%로 극단적 선택 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률을 근거로 자립준비 청년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반 청년 대비 삶 영역에서 공통적인 취약성이 확인됐다"며 "현행 자립준비 청년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 시도율을 낮출 방법은 자립준비 청년이 사회로부터 단절되거나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자립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