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위한 아이디어, 정쟁으로 몰지 말아달라"

국민의힘 민생119 특위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했다. 다만 당내 인사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조 최고위원은 “아이디어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반대하며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벌이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국내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보다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모두 사들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조 최고위원은 ‘민생119에서 농민들이 당장 힘들다고 하면 보호해줄 방안이 논의된 바 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제가 KBS에만 처음 얘기를 드리는 것”이라며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닌가.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조 최고위원은 “여성분들 같은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쌀밥이) 다른 식품과 비교해선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나. 그런 것을 적극 알려 나가거나 국면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119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민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와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느냐”라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은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 체제의 첫 특별위원회인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 최고위원이 내놓은 발언으로 특위가 희화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희화화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특위가 지금 활동을 시작했는데 희화화할 게 있겠나. 논의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희화화라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이어 조 최고위원까지 연달아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 리스크가 점입가경”이라며 “더 이상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허 의원은 “밥을 반 그릇 먹든, 다이어트를 하든, 그건 국민의 자유이고 선택”이라며 “양곡관리법 대책이라는 정치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냐”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