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2년물 수익률 급등 30년물도 상승
SVB/CS 사태 등 은행권 불안 안정화 방향
페드워치 25bp↑ 86.4% 동결 13.6% 예측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금리 인상에 힘이 쏠리고 있다. 3%대 후반까지 밀렸던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4% 선을 훌쩍 넘었고 글로벌 은행 파산에 하락세를 타던 국내외 증시는 반등세를 유지하며 안정화됐다. 수면 위로 올랐던 시장의 동결 전망은 푹 꺼지고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기울고 있다.
22일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현지시각 오전 3시 30분 기준) 미국 2년물 수익률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4.1784%를 기록하고 있다. 4%대 윗선에서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선반영한다. 미국의 강한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에 지난 8일 최고 5.0840%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은행(CVB)의 파산에 고금리 책임론이 불거졌고 동결은 물론 금리 인하론마저 거론됐다. 이때 미 국채 2년물은 3.8040%까지 고꾸라졌다.
당시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은 3월 FOMC에서 연준의 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GS와 바클리즈(Barclays)가 대표적이다. 노무라증권은 금리 인하까지도 바라봤다.
그러나 UBS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CVB의 뱅크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위태로워지자 글로벌 금융시스템 붕괴 위기까지 불거졌다. 이에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다.
지난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1.63포인트 빠진(-2.56%) 2348.97을 기록, 순식간에 2400선이 깨졌다. 그러던 중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CS를 인수하기로 했고 글로벌 은행권 불안은 다소 진정됐다.

금융권 불안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자 채권이 뛰기 시작했다. 2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각)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25.50bp 급등한 4.174%를 기록했다. (현재 오전 3시 30분 기준 4.1784%)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되자 글로벌 증시는 뛰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8.61포인트(1.20%) 오른 2416.96에, 코스닥은 전장보다 10.90포인트(1.36%) 오른 813.43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증시도 국내 상황과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1.30포인트(1.30%) 상승한 4002.8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4.57포인트(1.58%) 뛴 1만1860.11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도 결정적이었다. 은행 위기가 악화하면 추가 보증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예금자들의 저축과 은행시스템이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확고히 약속한다"라며 "(상대적으로) 더 작은 기관이 전이 위험이 있는 예금 인출 사태를 겪는다면 (앞서 파산한 은행들에 지원된 것과) 유사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동결 기대감은 크게 꺼졌다. 불안정한 금융 시스템 위기에서 일단은 벗어났기 때문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 인상으로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6.4%,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3.6%에 달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이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도모하지만 동시에 단기금리 조정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만일 금리 인상 중단에 나선다면 시장 패닉을 대비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도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높게 예측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연준은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서 큰 폭으로는 못 올리고 인플레 때문에라도 동결은 못 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융시스템 불안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 큰 폭으로 올리진 못할 것이다. 0.25%포인트 인상하고 추가적으로 한 번 더 올린 후 5.25% 정도 선에서 연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