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없이 프로그램만으로 살상 가능
대구경 기관총, 바주카포 등 무기 장착
우크라 침공 전 이미 실전 테스트 실시

러시아의 완전 자율 살상용 로봇 마커 앞에서 한 러시아군이 전방을 향해 조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나야 테크니카
러시아의 완전 자율 살상용 로봇 마커 앞에서 한 러시아군이 전방을 향해 조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나야 테크니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드론(무인 항공기)에 이어 조종사 없이도 인간을 살상할 수 있는 완전 자율 전투로봇의 전장 투입이 현실화했다. 

16일 현대차증권 소속 로버트 칙(Robert Cheek) 연구원은 "러시아가 자율 전투 로봇 마커(Marker)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무게가 3t 안팎으로 다양한 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연구기관 '안드로이드나야 테크니카'가 개발한 마커 플랫폼에 대한 연구와 최종 테스트는 지난해 1월 완료됐다. 마커는 세계 최초의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완전 자율 전투 로봇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살상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전적으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적군을 죽이는 전투 로봇을 투입한 사례는 없었다. 지난 2002년 7월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국은 헤르메스 로봇을 수색작업에 투입했다. 현재까지 로봇과 드론은 원격 조작되거나 반자율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마커는 완전 자율로 적군을 죽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칙 연구원은 "마커는 약 15㎞ 떨어진 곳에서 목표물을 찾는 것은 물론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며 "탑재돼 있는 무기로 목표물을 정확하게 찾아내어 발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사 당국이 공개한 마커 로봇 소개 동영상

제네바 회의에서 체결된 전시국제법에 따르면, 군사작전은 교전자만을 상대로 하며 교전자가 아닌 민간인이나 포로, 부상자 등은 전쟁 중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의료기관이나 민간인 부지를 공격하는 것은 전쟁법에 위배된다.

이와 관련 올레그 마르타노프 러시아 고등연구프로젝트재단 국립기술 및 로봇 기본요소 개발센터장은 "마커는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해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을 겨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칙 연구원은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1년 10월 경 이미 5대의 '마커 로봇'으로 군집 테스트를 진행했다. △3대의 바퀴형 로봇 △2대의 궤도형 로봇 등 총 5대의 마커 로봇엔 대구경 기관총, 바주카포 등 다양한 무기가 장착됐다.

테스트 결과 마커 로봇은 사람의 수동적 개입 없이도 집단 표적 할당을 완수하고, 최고의 화력을 낼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해 급변하는 전투 상황에 자율적으로 대처하거나 표적 지시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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