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개조 공사 진행 중···이르면 내달 개소
與 "퇴임 때 했던 말과 부합되게 살고 있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북카페 형태의 책방을 열고 유권자와 직접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권에서는 이를 통해 꾸준히 현실 정치에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며 각을 세웠다. 

15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3일 한겨레와 출판사 한길사가 공동 기획한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지역에서 서점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제가 사는 평산마을에서도 작은 책방을 열어 여러 프로그램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을의 작은 주택 한 채를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오픈하려고 조용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책방 이름은 ‘평산마을 책방’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2월이나 3월에 문 열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 콘셉트를 만들고 이 콘셉트에 공감하는 분들이 우리 책방에 와서 책을 구매해 가는 그런 책방으로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저자와 독자와 만나고 대화하는 책방, 책 읽는 친구들이 방문하고 토론하는 책방”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같은 기획을 한 이유에 대해 “평산 마을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인데 제가 여기로 사저를 정하면서 시위로 인한 소음과 욕설이 마을을 뒤덮어 버렸고 주민들은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가게를 하는 분들이 피해를 입는 걸 보면서 제가 도움을 드릴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을책방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책방을 열면 저도 책방 일을 하고, 책을 권하고 같이 책 읽기를 하려고 한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책방의 일상 모습을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직접 ‘책방지기’로 나서 대중과 직간접 소통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구상에 여권에서는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는 문 전 대통령의 공언과 모순되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전직 대통령도 개인이니까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걸 가지고서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본인이 (퇴임 때부터) 잊힌 삶을 살고 싶다고 계속 얘기를 했는데 퇴임 이후의 삶은 잊혀진 삶이 아니라 잊히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삶이 아닌가. 뭐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1월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년기자회견에서 “저는 현실 정치에 계속 연관한다든지 (하는 일은) 일절 하고 싶지 않다”며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은 또 “달력도 만들어 판매까지 하고 상왕정치도 아닌데 사저에 여러 사람이 내려갔다”라며 “건강한 전직 대통령 문화를 정립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게 과연 옳을까, 본인이 퇴임할 때 했던 말과 부합되게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8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대표로 있는 다다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과 같이 있는 모습을 그린 삽화가 담긴 달력과 엽서를 판매해 유기견 돕기 성금을 모집했다. 이 펀딩에는 열흘 만에 당초 모금 목표 금액의 7800%가 넘는 1억5700여만원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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