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중 유일한 반독재파
김정은에 남은 유일한 찝찝함
백재권 관상가가 본 그의 미래
지도자 가능성↓, UN과 어울려

"북한 사람들이 처참하게 살고 있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인민들을 돕고 싶다."
같은 백두혈통인 친삼촌을 '독재자'라 비난한 김한솔. 그는 김정일 손자이자 김정은의 조카다. 김한솔은 탈북자 사이에서 김정은의 유일한 대항마로 기대받고 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지목되면서부터 떠돌이 신세가 된 비운의 황태자다. 김한솔은 2012년 핀란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을 만난 적이 없다. 삼촌(김정은)이 어떻게 독재자가 됐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삼촌(김정은)과 할아버지(김정일)사이의 일. 나도 궁금하다"면서 "남북이 분단된 것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일인데 서로 차근차근 노력한다면 통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에게 김한솔 일가는 독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꼭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다. 골칫거리였던 이복형(김정남, 김한솔 친부)의 목숨은 손쉽게 가져가 큰 고민은 사라진 셈. 남은 건 조카뿐이다. 김한솔이 그의 꿈처럼 먼 훗날 북한 주민을 김정은으로부터 해방할 수 있을지 여성경제신문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과 관상가 백재권 교수의 자문을 받아 분석해 봤다.
태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에게 김한솔 친부 김정남은 눈에 드는 가시였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에 반감을 갖는 세력이 조직화해서 쿠데타를 할 때 또 다른 백두혈통인 김정남을 내세우지 못하면 김정은을 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결국 김정은은 김정남만 제거하면 체재 독재를 위한 고민거리를 뿌리째 뽑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아직 살아남은 김정남 아들 김한솔은 분명 찝찝한 존재일 것이라고 본 태 의원은 "김한솔은 현재 미국 정부의 보호 속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아버지가 후계자 구도에서 밀려나자 김한솔은 해외를 떠돌기 시작한다. 2011년 10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국제학교에 입학했고 보스니아 당국이 취학 비자를 김한솔에게 발급해 줬다. 그는 당초 홍콩의 리포춘 유나이티드 월드칼리지(Li Po Chun United World College)에 등록할 예정이었지만 홍콩 당국이 비자 발급을 거절해 2012년부터 유럽에서 학교에 다녔고, 보스니아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부 외신 보도에 김한솔이 자주 등장했다. 김정남이 사망하자 반북 단체 '천리마민방위' 도움으로 김한솔은 네덜란드로 피신했고, 이 과정에서 CIA 요원이 김한솔을 만나 미국으로 데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김정은, 권력 깃든 상 vs 김한솔, 무력보다 대화
본지에 '백재권의 세상을 읽는 안목'을 연재하고 있는 관상가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김한솔을 두고 "삼촌인 김정은과 관상은 서로 너무 다르다"고 봤다. 김정은은 관상에 권력이 확실하게 깃들어 있지만 김한솔 관상에는 권력이 희미하게 깃들어 있다는 것. 백 교수는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타인을 제거하거나 공포정치를 펼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대화보다는 무력으로 해결하는 관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한솔은 무력보다 대화를 중요시하는 관상을 지녔다. 어렸을 때부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했던 인물로 분석된다. 김한솔은 김정은과는 다르게 권력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은과 달리 독재적 성향이 김한솔에겐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백 교수는 "김한솔은 매우 합리적인 관상이다. 두뇌가 명석해 학습 능력이 뛰어난 인물로 보인다. 김한솔은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을 선호하지 않는 관상이다. 민주적인 절차와 가치를 이해하는 관상이다. 독재자의 손자인데도 불구하고 주변과의 관계에서 이해심이 색다르다. 그래서 의외로 타인과의 공감 능력도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주민 생활을 한 탈북자에게 김한솔은 의미가 남다르다.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탈북자들은 그가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길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2013년 탈북한 A씨는 "김일성과 김정은이 함께 찍은 사진은 북한에서 본 적이 없다. 다만 김일성과 그의 손자 김정남이 함께 찍은 사진은 존재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을 중시하는 김정은에게 아킬레스건이다. 마찬가지로 김정일과 김한솔 관계도 김정은에겐 약점이다.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이 한솔을 언급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김정은의 딸·아들은 보지도 못했지만, 언급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남의 추가 유족의 생존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자 B씨는 본지에 "김한솔 소재는 분명치 않지만, 그가 건재한 것만은 확실하다. 미 CIA가 그를 보호하고 그가 북유럽 아니면 미국에 거주 중이라면 다행이다. 김한솔을 말레이시아로부터 탈출시키는 데 일조한 천리마 민방위 조직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공항에서 본 김한솔은 178cm 키에 잘생긴 외모였고, 미모의 어머니와 영어를 잘하고 쾌활한 여동생과 함께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B씨의 부연에 따르면 김한솔은 아버지 김정남의 유산으로 많은 현금을 가졌고, 김한솔 본인이 인터뷰로 '할아버지는 만난 적 없다'라고 한 것과 달리 북한에서 할아버지 김정일과 낚시하던 추억도 언급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김한솔이 북한에서 권력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백재권 교수는 지도자가 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백 교수는 "현재 김한솔의 관상을 보면 김정은이 유고가 돼도 김한솔에게 권력이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 주석 등 큰 권력을 손에 쥐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관상이기 때문이다. 그 부족함을 채우기 전에는 어렵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려면 관상에 남다른 권력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한솔은 관상에 권력이 약하게 깃들어 있다. 만약 김정은이 유고가 되면 차기 통치자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거론은 될 것이나 그렇다고 곧바로 김한솔에게 권력이 이양되는 건 쉽지 않다. 김한솔은 합리적이고 명석한 인물이다. 그러나 권력이란 것은 합리적이거나 명석한 두뇌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북한 세습체제에서 권력 보위에 방해되는 사람은 누구나 처벌된다. 집권 초기 2013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은 공개적으로 처형됐다. 북한 언론은 장성택이 반혁명 부패 분자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장성택의 딸 장금송은 파리에서 자살했고, 고모 김경희는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행적이 수상했던 이복형 김정남도 결국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생을 마감한다. 김정은의 이복 삼촌 김평일은 외국 대사직을 하면서 떠돌다 평양으로 복귀했다. 평양의 친형 김정철은 소식이 없고 여동생 김여정은 김정은 권력의 최측근이 됐다.
백 교수는 김한솔의 앞날을 이렇게 예상했다. "김한솔은 사업가 관상도 함께 지니고 있다. 재물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경제적인 가치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려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신분의 한계로 인해 사업이나 기업을 운영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이외에도 교수나 학자가 돼 정치나 국제관계 등을 연구하거나 유엔 등에서 일하는 분야도 어울린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김정은보다 김한솔이 북한을 통치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한솔의 관상이 변하고 있는지, 변상(變相)이 됐는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