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히잡 미착용 이유로 사망한 여대생 추모 목적
경기장 관중석엔 '여성·삶·자유' 쓰인 플래카드 내걸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국가대표팀이 자국의 국가 연주에 침묵을 지켰다.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지지 의사로 풀이된다.
22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란과 잉글랜드 경기에서 이란 대표팀 전원이 자국의 국가에 침묵했다. AFP통신은 "이는 이란 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시 굳은 표정으로 서 있자 TV 중계 카메라는 관중석 내 머리를 스카프로 가린 여성이 울먹이는 모습을 비췄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이란 국영 TV는 선수들 얼굴을 비추는 대신 경기장 전경으로 화면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올해 9월 이란에선 '마르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경찰에 체포됐다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알리레자 자한바흐시 이란 대표팀 주장은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기로 하면서 시위대에 연대 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란과 잉글랜드 조별리그가 진행된 경기장 관중석엔 이란 응원단이 만든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라는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페르시아어로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또한 사망한 여대생 아미니의 나이 22세에 맞춰 잉글랜드전 전반 22분에는 일부 팬들이 아미니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란 선수들도 두 골을 넣고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등 경기장 분위기가 축구 외적으로 많이 흘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이란 대표팀은 잉글랜드에 6-2로 완패했다.
관련기사
- 월드컵 개막···편의점도 팬심 겨냥 이벤트
- [깐팩] 월드컵 기간 카타르서 '원나잇' 하면 징역 7년···정말?
- [지금 카타르] '첫 중동·첫 女심판' 기록했지만···인권 논란 '오명'
- [지금 카타르] 무지개 셔츠 입은 美 기자, 25분간 감금당해
- 미국 여성 주지사 12명 당선, 한국 女 광역단체장 27년간 '제로'
- [지금 카타르] 16강 못 가도 120억, 월드컵 우승 상금은?
- [지금 카타르] 우루과이전 빨간 유니폼 입는다
- [지금 카타르] 음바페·이강인, 떨지 않는 MZ세대 월드컵 스타
- 하태경 "이란 여성 인권탄압에 규탄··· 힘 보태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