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김의겸 사과하라" 요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심야 술자리' 의혹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도 김 의원을 향해 발언에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장관은 27일 오전 개인 자격으로 낸 입장문을 통해 "저는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과 관련 내용을 유튜브로 방송한 '더탐사'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이 최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대형 로펌 변호사 30여 명 등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제보를 받았다면서 국감장에서 녹취록을 틀었다. 공개한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는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거기에 제가 있었거나, 비슷한 자리에 있었거나, 근방 1㎞에 있었으면 장관직을 걸 테니 의원님도 (직을) 거시라"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걸 갖고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무위원을 모욕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술자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그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지목된 인물이 거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었다"라며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 확인이 필요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술자리를 주선한 사람으로 지목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 술자리를 주선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 역시 술자리가 있었다는 주장이 담긴 녹취를 근거로 들었을 뿐, 추가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한다며 김 의원을 두둔했지만, 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섣불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친명계인 정성호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게 질의를 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갖고 질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의원이 작전 미스로 한 장관에게 전세를 역전당했다"고 말했다.
최재성 전 의원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 안 가는 측면이 있다"며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성질하고는 조금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조금 실책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안 제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서명을 받는 중인 것은 맞는다. 서명이 끝나면 징계안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