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설치의무 미이행 지금도 안 해
‘설치 중’이라며 공표 명단에서 제외
여성 직원 337명‧총인원의 47% 차지

사람에 대한 사랑을 강조해온 미래에셋금융그룹의 계열사 미래에셋생명보험이 정작 육아 중인 내부 직원에게는 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임에도 3년째 ‘설치 중’이라며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설치 중’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리하는 미이행 대상 명단에도 빠져있다.
13일 여성경제신문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 공표 제외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설치 중’이라는 사유로 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서 8개 단체가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3개 단체가 설치 의무 대상이 되는 기준 2개(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상시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를 모두 충족했다. 그러나 3년째 ‘설치 중’이라고 둘러대며 설치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미래에셋생명보험을 비롯한 기상청, 육군본부가 포함됐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미이행 또는 조사에 불응한 사업장의 명단을 2012년부터 공표하고 있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해 더 많은 사업장에 어린이집이 설치되도록 하겠다는 목적이다. 2021년 말 기준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이행률은 90.9%(1351개소/1486개소)로 나타났다.
그런데 의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명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설치 대상이 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사업장 △설치 중인 사업장 △보육수요가 없는 경우다. 바로 의무 미이행 단체들은 이점을 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2019년 5월 30일 의무 미이행 사업장으로 적발됐다. 이후 3년 동안 어린이집을 설치하고 있다며 명단 공표에서 제외됐다.
윤 의원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체 상시근로자 인원은 692명이다. 상시 여성 근로자는 337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47%를 차지한다. 보육수요는 227명이나 된다.

윤건영 의원실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큰 시설도 아니고 여성 근로자가 절반 정도가 되면 진작에 직장 내 보육시설을 만들었어야 했다”면서도 “의무 미이행 업체가 ‘설치 중’이라고 사유를 적어내면 관계부처가 조치해야 하는데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여성의 경력 단절 예방 및 재취업을 위해 직장어린이집 설치비와 운영비를 단체에 지원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미래에셋생명과 같은 대기업의 경우 지원 한도 3억원 내에서 소요 비용의 60%를 시설 전환비로 지원한다. 교재교구비도 60%를 지원(5000만원 한도), 인건비로는 1인당 월 60만원을 지원한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부처 관계자는 “보육 수요가 부족할 경우 어린이집 설치를 미루는데 그게 아니라면 비용 문제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성경제신문은 미래에셋생명보험에 접촉해 직접 계획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