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장기화 전망에 환율‧증시 요동
금융위 실무 협의‧약정 절차 진행 상황
당국 “자금 투입 전 공매도 금지 일반적”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 기관과 실무 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 기관과 실무 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전망으로 한국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를 이달 중순께 재가동하기로 했다.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400원대를 넘어서자 코스피 지수는 2130대까지 고꾸라졌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 기관과 실무 협의 및 약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안펀드는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마련한 기금이다.

기존 증안펀드 잔액 1200억원에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 총 8800억원을 금융 시장에 투입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주식 시장 폭락이 이어지자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해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증안펀드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을 넘는 규모로 조성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주가가 곧바로 반등해 큰 효과는 없었다.

증안펀드 재가동이 확실시되자 공매도 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시장에서 사서 갚는 매매 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일부 소액주주들이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으면 증안펀드 자금을 투입해도 공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증안펀드가 들어가기 전에 공매도를 먼저 금지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시장이 급락해 패닉 상황이 되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 시장 불안 완화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130대로 떨어지면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개인과 외인이 총 2199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전망으로 강달러 기조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경기침체 우려가 투자자들을 코스피에서 떠나게 하고 있는 것. 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 반등에 전날보다 34.02포인트(1.58%) 오른 2189.51, 코스닥은 12.54포인트(1.86%) 오른 685.19로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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