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넉 달만 당권 도전
적통성 확보 통합·중도 포용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난제

당 안팎으로부터 견제를 받아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2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18일 첫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명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차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는 것으로 당권행 첫발을 내디뎠다.
이 의원 측은 당권행 첫 일정을 고 김대중 묘역으로 잡은 것은 "민주당을 실용·민생정당으로 변화시킬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1998년 IMF 사태를 극복한 'DJ리더십'으로 지금의 민생 위기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게 된다. '개딸(개혁의딸)'이라는 열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이지만, 당내 친이재명계의 결속력은 약한 상황이다. 이날 DJ 묘역 참배를 통해 적통성 한계를 보완하고 당내 통합 메시지를 통해 세력을 넓혀가려는 구상으로 읽힌다.
실제 이 의원은 17일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2024년 총선 공천에서 '계파 공천'이나 '공천 학살'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 정신을 내세워 당내 여론을 모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뉴DJ 플랜을 가동했다. 중도 확장 전략이다. 이것은 경제, 실용, 중도 확장 등의 이미지를 담고 있고, 나아가 DJ연합도 할 수 있었다. 이 의원도 김 전 대통령처럼 뉴 이재명 플랜 등을 추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전당대회 일정을 본격 소화하는 이 의원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사법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 실제 이 의원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비롯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검찰의 고강도 수사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전당대회가 과열될 경우 계파 갈등 속에서 해당 의혹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도 있다. 또 검경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이재명 리스크'가 '민주당 리스크'로 이어지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반명계 의원들은 이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만약 당권을 잡은 이 의원이 2024년 총선에서 실패한다면 이 의원은 3연속 전국단위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 되면서 향후 여정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의원이 난제를 해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대선 패배 후 당권을 잡은 뒤 대선에 재도전한 '문재인 대통령의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엄 소장은 "일단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이재명의 당'으로 급격히 재편 될 것이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적으로는 민주당 상승세가 예상된다"면서도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로 주 민주당이 성찰과 쇄신보다는 새로운 대세론이 떠오를 가능성도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