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명 반복적인 신체적 성희롱에 해고 결정
제보자 “회사 방관하다 신고하자 뒤늦게 징계”
회사 “신고 돼야 조사‧‧‧2차 가해 우려 비공개”

롯데리아GRS 수장이 남익우 대표에서 차우철 대표(사진)로 바뀌었지만, 롯데리아 매장 내 미성년 알바생에 대한 성범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영점 직원 2명이 알바생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로 6월 30일부로 해고됐다. /롯데GRS
롯데리아GRS 수장이 남익우 대표에서 차우철 대표(사진)로 바뀌었지만, 롯데리아 매장 내 미성년 알바생에 대한 성범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직영점 직원 2명이 알바생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로 6월 30일부로 해고됐다. /롯데GRS

롯데리아GRS 수장이 남익우 대표에서 차우철 대표로 바뀌었지만, 롯데리아 매장 내 미성년 알바생에 대한 성범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내부에선 본사가 매장 내 성범죄 발생 후 가해 직원에 대한 징계를 미루고 지나치게 직원을 감싼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차우철 대표가 지속하고 있는 아동 대상 ESG 경영에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상황이다.

11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롯데리아 직영점 직원 2명이 알바생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로 6월 30일부로 해고됐다. 인사위원회 결정 사항 공지내용을 보면 △신체적 성희롱 △성적 허위정보 유포 및 언어적 성희롱의 건으로 직원 두 명의 징계 해직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롯데GRS가 이런 피해가 장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한 이후에야 뒤늦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롯데GRS 직원이라 밝힌 A씨는 미성년 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하러 와서 성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이 커뮤니티는 해당 회사의 메일 계정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롯데GRS의 인사위원회 결정 사항 공지내용을 보면 △신체적 성희롱의 건과 △성적 허위정보 유포 및 언어적 성희롱의 건으로 직원 두 명의 징계 해직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보자
롯데GRS의 인사위원회 결정 사항 공지내용을 보면 △신체적 성희롱의 건과 △성적 허위정보 유포 및 언어적 성희롱의 건으로 직원 두 명의 징계 해직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회사가 첫 번째 범죄 발생 이후 가해자들에게 주의나 경고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어린 알바생 대상 성범죄 사건은 가맹뿐만 아니라 직영에서 꾸준히 이루어져 왔는데 회사는 항상 쉬쉬하며 숨기기 바빴다”고 토로했다. 이번 징계도 동료 직원들의 신고로 사람들에게 알려지자 회사가 뒤늦게 나서서 가해자 조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화가 나는 건 피해자가 대부분 가장 약자인 어린 여고생들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면서 “가해자 처벌보다 평소 예방조치나 피해자 보호조치가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미성년 알바 피해자들은 대부분 회사를 그만두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매장 내 성범죄가 일단락됐다는 것이다.

롯데GRS 측은 신고가 있어야 본사 차원에서의 조사가 이뤄진다고 해명하고 있다.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있고나서야 가해자 조사 혹은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피해자 분께서 매장 통해서 신고했고 이후에 진상조사와 분리조치, 대기발령, 인사위원회까지 열어 해고절차를 밟았다”면서 “정황과 혐의만 가지고는 징계를 내리기 쉽지 않고 정식적인 신고 이후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하는 동안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성범죄 발생 이후 회사의 가해자에 대한 경고 혹은 주의 등 선제적인 조치는 없던 것으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나서지 않으면 은폐되는 셈. 이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 때문에 공개적으로 조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면서 “3자가 봤을 때는 은폐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롯데리아와 아르바이트생 사이의 성범죄 책임 공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익우 대표 시절에도 탈의실 몰카 사건 은폐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회사는 남직원이 휴대폰을 놓고 간 것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매니저가 살찐 여성고객에 대한 비하 발언으로도 논란이 됐었다.

한편 이번 사건이 수면위로 오르면서 차우철 롯데GRS 대표의 아동 대상 ESG경영 활동이 조명되고 있다. 고용된 직원도 살피지 못하면서 이 활동들이 실제 진정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차 대표는 올 초까지도 ‘아동들의 희망에 불을 켜다’라는 슬로건으로 결식아동을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장애 아동을 위한 햄버거 기부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도 동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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